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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rard Bertrand, Minervois,2011

Gerard BertrandMinervois2011Syrah, Carignan 오랫만에 보는 스파이스가 강렬한 와인이다.작년에 보았던 Barolo의 향기를 떠오르게 하는 맛이고,남아공 Shiraz, Christina van Loveren 2011에서 보았던 묵은 풍미도 스쳐간다.다만, 마트 와인의 일반적인 단점인 타닌 부족은 피해 가지 못한다.타닌만 받쳐준다면, 이 와인은 묵직해지면서 급이 달려졌을 거다. 이 와인의 화려한 면은 오래가지 못하니 여럿이 즐겁게 나눠마시는 자리에 좋겠다.어쨌든 개성 있어서 좋았다. 비록 내 취향은 아니지만.... --------------- 이젠 퇴근 시간에 날이 충분히 밝다.항상 강변도로를 타고 같은 길로 퇴근하며매일 같이 멋있는 석양을 감상하며 운전할 수 있겠다.한 여름..

Sherazade, Donnafugata, 2013

SherazadeDonnafugata2013DOCNero D'Avola 일전에 보았던 Donnafugata Angheli의 좋은 인상이 있어서코스트코에서 이 Sherazade를 보자마자 집어들었다.사실 전에도 이 와인이 진열된 것을 보았지만,생뚱맞게 중국 선녀풍의 여인이 그려진 레이블에 거부감이 들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었는데,Angheli 경험 후에 Donnafugata의 배경 스토리를 알고난 후로 이 레이블을 이해하게 되었다. 오늘 와인을 열어보고, Donnafugata를 두번 경험하여 내린 결론은 '내 취향이네'이다.얕고 가벼운 질량감 탓에 자칫 쥬스 같다는 생각을 하기 쉬울 듯한데,몇 모금 더 신중하게 마셔보면 확실히 좋은 와인임을 알 수 있다.독특한 산미와 적당한 타닌 그리고 끊임 없이 이어지는 ..

Italy/Sicilia 2015.04.11

Kim Crawford, Sauvignon Blanc, Marlborough, 2013

Kim CrawfordSauvignon BlancMarlborough2013 산도가 높아서 머릿끝이 곤두선다.선물 상자 포장띠를 연상시켜 성의 없게 보이는 이 와인의 레이블처럼 情 없는 맛이다.Marlborough Sauvignon Blanc 특유의 서늘하면서도 다정한 느낌을 찾기 어렵다. 마트에서 사온 신선한 가리비 한 상자가요리로 식탁 위에 오르자 마자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입이 짧아진 막내가 잘 먹어줘서 내가 기껍다. ["Your Eyes Open", Keane, Hopes and Fears, 2004]https://youtu.be/DRtdaWiL4Fc

Others/New Zealand 2015.04.04

Angheli, Donnafugata, 2007

AngheliDonnaFugata2007IGTMerlot, Nero d'Avola 단 맛이 싹 빠지고 타닌이 대신 그 자리를 가득 채웠다.보기 드물게 시실리아 와인이다.개성 있는 레이블에 꽂혀서 집어들었는데, 선택이 좋았다.마트 와인으로는 올드 빈티지인데, 기본과 힘이 살아있어서 반갑다.초반 미약하게 나무 느낌의 숙성된 향이 스치기는 했지만,그것 말고 향의 미묘함은 크게 기대할 게 없다.그냥 고도의 드라이함과 짱짱한 타닌 만으로 만족스럽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지고 있다.그리고 과일향을 조금씩 느낄 수 있다.그래도 타닌은 여전해서 정신을 못차리게 한다. ["Little Wing", Stevie Ray Vaughan & Double Trouble, The Sky Is Crying, 1991]..

Italy/Sicilia 2015.03.23

Barefoot, Moscato, California

BarefootMoscatoCaliforniaAlc. 9% 맨손으로 왔다 맨손으로 돌아가는 인생인간답게 살고자 애쓰지만, 인간다운 거 그게 뭔가?명예와 복을 누리는 삶인가, 사랑과 관계가 가득한 베푸는 삶인가, 아니면 도덕적인 곧은 삶인가?무엇이 되었든 사람은 그것으로 의미를 찾고자 하고, 그래서 그 의미에 무겁게 눌려 산다.인간이어서, (다른 생물은 그렇지 않은데) 인간만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며 산다.그러니 그게 인간다운 것인지는 몰라도, 때론 행복의 길을 가로막기도 한다.인간의 기대 말고 자연의 모습을 닮은 삶이라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별 의미 없이 선선하게 살 수 있다면 더 자유롭지 않을까?누리는 것이 惡이 아니고, 베푸는 것이 어리석음이 아니고, 도덕적인 것이 불편은 아니지만,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USA/California 2015.03.21

Puligny-Montrachet, V.V, 2011, Vincent Girardin

Puligny-MontrachetVieilles Vignes2011Vincent Girardin 튀어보이려고 애쓰지 않아도 이미 인상적이다.점잖고 우아한 균형이 머릿 속에 형이상학적 만족을 轉寫한다. (술을 마시면서 지적인 만족 같은 것을 느끼는 것도 별스러운 일이다.)빛깔마저 짙지도 옅지도 않게 딱 황금색이다.균형과 고상함은 Vincent Girardin의 큰 미덕이다. 알콜盲인 눌님과 함께 대작할 수 있게 되는 게 소망이어서오늘도 꼬셔보았지만 요지부동이다.이 좋은 와인, 둘이 마시면 정말 좋겠는데.... 와인병을 들고 나만의 동굴로 들어가고 싶은 날이다.딸기 접시에 리코타 치즈 한 덩이를 올려 들고방으로 들어와서 헤드폰을 뒤집어 쓴다.노래로라도 '두 사람'을 느껴본다. ["두 사람", 성시경, 다시 ..

France/Bourgogne 2015.03.13

Trivento, Golden Reserve, Malbec, 2011

TriventoGolden ReserveMalbecLujan de Cuyo, Mendoza2011 지금까지 보았던 몇 번의 아르헨티나 말벡 중에서 가장 균형이 잡혔다.농익은 과일 느낌 맛이 두텁고, 우유빛 치즈향이 살금살금 올라온다.조금 쌉살한 뒷맛이 특유의 짙은 빛깔과 함께 와인에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기대에 미치지는 못하지만 나름 타닌이 부드럽게 입안을 감싸는데 반해산미는 특별히 언급할 만한 개성이 없다.주말 식탁용으로는 훌륭하다. 남쪽 하늘의 작은 별 하나처럼 똘망똘망한 개성 하나만 더 있다면이 와인은 지금보다는 더 높은 어떤 것이 될만한 잠재력이 있다. ["Made for More", Sam Ock, Grey, 2014]https://youtu.be/B0p2SdQd1gY Sam Ock의 앨범을 주..

Others/Argentina 2015.03.08

Coppola, Rosso & Bianco, Shiraz, 2012

CoppolaRosso & BiancoShiraz2012Francis Ford Coppola Winery 레이블 디자인에 눈길이 가고, 와인 이름도 멋있다.알고 보니 Francis Ford Coppola의 이름을 건 와인이다.하지만 와인 자체는 달큰하고 취향이 아니다.레이블에 씌여 있듯이, Fancy wine이 아니라 everyday wine이다.그저 평범한 날의 저녁 상에 오르면 좋을 와인이다.그러니, 가격도 조금 더 빠져도 좋을 듯하다.만일 숙성와인 성격이 있다면 좀 더 기다렸다가 선반 위에 올려도 좋지 않았을까 싶지만,그럴리는 없을 거다. 와인이 달큰하니 사랑고백에 사용해도 좋을 듯...아직 영글지 못하여 기백이 좀 부족한 듯하지만,거칠거나 이상한 것 없이 차분하고 진중하여, 나름 순수함이 느껴지기..

USA/California 2015.02.27

[yellow tail], Reserve, Special Selection, Cabernet Sauvignon, 2012

[yellow tail]ReserveSpecial SelectionCabernet Sauvignon2012 지난 주말에 개봉해 마시다 남아 냉장고에 넣어둔지 이틀이나 지났다.비록 (당연히도) 향기의 즐거움은 사라졌지만 맛의 힘은 아직도 꽤 생생하다.이런 경우 대부분 맛이 순돌순돌해지거나, 시어버리기 일쑤지만이놈은 짱짱한 편이어서 기특하다. ------------------ 긴 연휴의 끝자락인 그 주말에 큰 처남네가 와서 집에서 저녁 시간을 함께 했다.먼저 마신 Beaune, Dominique Laurent, 2007은 야심작이었지만,불행하게도 코르크 불량이었다. 다행히 마시기에 별 어려움은 없었지만,붉게 차올라 딱지 앉은 코르크의 모습이 만들어낸 불편한 첫인상이입 안의 즐거움에 대한 확신을 퇴색시켰다.D..

Others/Australia 2015.02.24

Domaine de Saint-Guirons, Pauillac, 2006

Domaine de Saint-GuironsPauillac2006Cabernet Franc, Cabernet Sauvignon, Merlot Pauillac은 처음이다.비록 마트 와인이지만 Pauillac에 대한 기대감이 있어서 가격부담을 감수하고 선택했다.마트 와인으로 2006 빈티지는 고령이어서 머뭇거려졌지만 그 이름을 믿고 한번 경험해보기로 했다. 맛은 그다지 기대에 차지 않지만, 첫 향과 목넘김에서의 풍미가 나름 고상하다.다만, 그 향과 풍미가 힘 있게 오래가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무겁지 않고 질감이 매끄러운 편인데, 그 점은 내 취향이다. ------------------ 긴 설날 휴가를 맞아 전에 재미 있게 읽다가 남겨두었던 村上春樹의 단편집 "여자 없는 남자들"을 꺼내 읽었다.어느 고전 작품..

France/Bordeaux 2015.02.17

Egomei, Rioja, 2010

EgomeiRiojaDOC2010Tempranillo, Graciano 강렬하지는 않지만 산미와 타닌이 전체적으로 조화롭게 퍼져있고,과일의 생생함도 느낄 수 있으면서 동시에 두툼한 육질 느낌도 있는 와인이다.다만, 조미료 맛이 강한 김치찌개처럼 뭔가 좀 척 들러붙는 뒷맛이 있어서 아쉽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내가 거북해 하는 들큰함, 그 맛이다.)양념갈비나 양갈비와 잘 맞을 것 같다. 오늘 코스트코에서 사온 비릿한 느낌이 있는 브리 치즈 한 조각과 함께 하니와인이 조금 신선해지는 느낌이어서 좋다. ----------------- 나는 매일 반복해서 생각하고, 연습하고, 실천한다.마눌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든, 아들들이 무슨 행동을 하든,'다 괜찮다'고.버릴 수 없는 예민함은 와인 감상..

Dourthe No.1, Bordeaux, Rose, 2013

Dourthe No.1BordeauxRose2013 오늘 저녁 식탁에 올라온 신선한 두릅 나물의 향기에 필적할 만큼 생기 있다.덕분에 내 기분이 좋아져서 좋다.기본적으로 많이 본 듯한 공식을 따르지만, 마냥 판박이는 아니다.나름 개성이 있어서 좋다. 대중에게 사랑 받을 타입의 와인이다.무엇보다도 생생하고, 힘 있게 뻗어나가는 느낌이어서 좋다.부드러움 속에 필살기가 있다고나 할까...... ["Tenderly", George Benson, Tenderly, 1989]http://youtu.be/yeJwQvv4PhE 요즘 YouTube로 법륜스님 卽問卽說을 시청하는 재미가 쏠쏠하다.콩나물 뿌리가 물을 향하고, 그 떡잎이 자연히 빛을 향하듯이요즘 삶이 어렵고, 두 어깨가 무겁다고 느끼니,무게를 덜어내는 법을 ..

France/Bordeaux 2015.01.30

Chateau Maris, Old Vine Grenache, 2008

Chateau Maris Old Vine Grenache 2008 이 Old Vine Grenache는 잘 마시기에는 too old 하다. 적당한 개봉시기를 넘긴 듯, 균형과 조화가 깨어져 모든 요소가 제각각 따로 놀고 있다. 해체된 조립 인형처럼 본 모습을 찾을 수 없다. (Vintage를 고르는 요령은 가격에 맞춰가는 게 합리적일 것 같다.) ["Bye-Bye 'Blue' bird", Soulman & Minos, Coffee Calls for a Cigarette, 2007] https://youtu.be/h-r4HSHonfw Coffee Calls for a Cigarette - 커피가 담배를 부른다. (참 흡연자스러운 제목이다.) 담배를 생각나게 하는 것이 어디 그것 뿐이랴. 식후 연초는 필수고..

Solatio, Moscato D'Asti, Roberto Sarotto

SolatioMoscato d'AstiRoberto SarottoDOCG 토요일 오후에 붐비는 노량진 시장에 다녀온 보람으로(배) 뿌듯한 일요일 오후를 보냈다. 당분간 눌님을 더 잘 모시고 살아야 한다.입 다물고 이렇게 주는대로 잘 먹는 게 최선이다.입 짧은 아들들은 이 식탁에서도 골라먹는 편식의 신기를 시전했지만,우리 부부는 참을 忍 자를 새기며 수행에 정진했다.내 앞의 요리 음미에 집중하는 것이 수행이다. 감상해 주어야 할 중요한 요리에는 가벼운 와인이,감상이 필요한 비싼 와인에는 작은 안주가 좋겠다. 이탈리아 농부님, 캐나다 어부님,그리고 사랑하는 마눌님,감사히 잘 먹었습니다.백번 천번 음식을 들어도 맛을 모르는 수저와 달리한번을 먹어도 그 맛을 알아차리는 혀와 같이참된 수행으로 건강한 삶을 되찾기..

Italy/Piemonte 2015.01.18

Jorio, Montepulciano d'Abruzzo, 2011

JorioMontepulciano d'AbruzzoDOC2011Umani Ronchi 전에 보았던 Jorio O의 좋은 인상 때문에 선택했다.가격에 비례한 품질 에스컬레이션을 기대했지만, 별 차이를 모르겠다.전과 비슷하게 식탁에 오르기에 무난한 정도다.조금 더 치른 가격이 있으니 만족도는 반비례로 떨어진다.가장 큰 불만은 부족한 타닌이다.코르크가 부실해 보였는데, 좀 김샌 느낌이다.암모니아 향이 개성인 것 말고는 특별히 장점으로 언급할 만한 것이 없다.뒷 맛이 들큰한 것은 이전과 같고, 내가 선호하는 바가 아니다. [이런 맛은 Grenache나 Tempranillo에서 종종 볼 수 있다] ------------------ 지난 일요일, 우리 내외는 매운 음식과 낙지를 좋아하는 막내를 데리고성동리의 한 음..

Italy/Abruzzo 2014.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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