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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 Pinot Noir, 2012

Robert MondaviPrivate SelectionPinot Noir2012 아직 익지 않았어도, 꽤 조화롭게 Pinot Noir의 풍미를 보이는 듯하던 첫잔 이후,순식간에....맛이 부드러워지고, 산미가 죽고, 타닌이 자취를 감추며, 질감이 동글동글 뭉개지고 있다.날카로움이 오래 유지되어 버건디와 비교할 수 있었던 작년 2011 빈티지와는 큰 차이가 있다.중반이 되기도 전에 와인은 쥬스가 되어버렸다. ["Baby, Baby, Baby", Roy Buchanan w/Delbert McClinton, Dancing on the Edge, 1986]http://youtu.be/Ano8LGdarjs영화 "Across the Universe"와는 관련 없는 노래지만, 배경 영상으로 띄우니 그럴듯 하다.

USA/California 2014.04.30

Faiveley, Bourgogne, Pinot Noir, 2008

Joseph FaiveleyBourgognePinot Noir2008 역시 Bourgogne는 기본적으로 품질을 신뢰할 수 있다는 느낌이다.가장 낮은 지방단위 등급의 와인이어도 AOC임에는 틀림 없다.코스트코에서 저렴한 가격게 구매했지만,비슷한 가격대의 어떤 와인에서도 얻기 힘든 만족을 준다.향기와 입안에서의 풍미는 미약하지만,Pinot Noir 특유의 산미와 과하지 않은 타닌이 견조한 조화를 이루어 입을 평화롭게 만든다.물론 빛깔은 언제나처럼 영롱하다. ["I Believe (in Everything)", JJ Grey & Mofro, Orange Blossoms, 2008]http://youtu.be/3RL-wtjgYiY 학생들이 살아 돌아올 것을 믿습니다.

France/Bourgogne 2014.04.18

The Lackey, Shiraz, 2012

The LackeyShiraz2010South Australia 하인, 종복이라는 뜻의 Lackey[래키]라는 말은배면 레이블에 나와있는 설명에 따르면,호주에서는 [라케]라고 읽히고, 열심히 일하지만 걸맞은 보상을 받지 못하는 사람을 이르는데,이 훌륭한 와인 또한 그와 같다고 싱거운 소리를 늘어놓고 있다.내 마셔보니, 훌륭하다는 말은 농담으로 넘기면 될 것 같고,따라서 대단한 평가가 따르지 않는 것이 당연한 듯하다. ---------------- 지난 이틀 밤,이정명의 소설 "별을 스치는 바람"을 읽었다.TV 연속극에서 조금만 짠한 장면이 나와도 눈물샘에 자극이 와서사나운 우리 눌님 눈치를 봐야 하는 못말리는 대한민국 중년 남편인 내가이 가슴 서늘한 소설을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만큼은 아니지만) ..

Others/Australia 2014.04.12

Alfaro Family, Lindsay Paige Vineyard, Chardonnay, 2012

Alfaro FamilyLindsay Paige VineyardChardonnay2012 아우 쎄다. (14%)오랫만에 보는 Chardonnay처음은 친근하게 다가오지만, 갈수록 강렬하다.마니아라면 눈여겨 볼만하고, 평범한 애호가라면 조금 당황할 수도 있겠다.영롱한 황금 빛깔에, 곡물을 연상시키는 향기가 뛰어나고, 산미는 적절하고 조화롭다. 다만,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알콜기가 Chardonnay에서 기대하는 풍미를 앗아가는 듯하여 내 취향을 거스른다.아마도 개봉이 조금 이른 탓인 듯하다. 어쨌든 좋은 와인이다.레이블도 맘에 든다. ["술", 존 박, 강승원 1집 만들기 프로젝트 Part 1 : 술, 2014] 술꾼을 위한 讚酒歌가 나왔다.와인하고 잘 어울리는 노래다.보컬과 가사가 지적이면서도 관능적이..

USA/California 2014.04.05

Undurraga, Sibaris, Reserva Especial, Cabernet Sauvignon, 2011

UndurragaSibarisReserva EspecialCabernet Sauvignon2011Maipo Valley, Chile 교황님 기사가 떴다."부부는 종종 싸우기 마련이지만, 하루를 넘기지는 말아라. 다정한 몸짓 하나로 화해할 수 있다."대충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내용이다.그래서 느끼는 바가 있어서, 어제 저녁에 눌님의 허리에 손을 얹고 몇 마디 나누었다.그리고 오늘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었다. 나는 신자도 아니고, 교황님을 특별히 존숭할 이유도 없는 사람이지만,지구 반대편에 앉아서 우연히 그 기사를 보게 된 것 만으로그의 말씀에 영향 받아 지구 평화에 일조하게 되었으니,역시 교황님은 훌륭하신 분이고, 미디어는 이롭다.좋은 이탈리아 와인 못지않게 훌륭하고, 이롭다. 하지만 Undu..

Others/Chile 2014.04.04

Raymond Huet, Saint-Emilion Grand Cru, 2010

Raymond HuetSaint-Emilion Grand Cru2010 코로 들어오는 향기는 수준급이다 - 꽤 두텁고, 오래가고, 향기롭다.하지만 맛은 잘 모르겠다. (내가 오늘 피곤하지는 않은데...)개봉이 좀 일러서 그런 게 아니라면, 기대에 못 미치는 맛이다.계속해서 혀 위에 쇠맛이 느껴져서 좀 불편하기도 하다.한 잔 따라놓고 향기를 감상하면서 질금질금 오래 마실 수 있는 게 나름 장점이려니.... ---------------- 요 며칠은 프렐류드(with 전영랑)의 신간 앨범에 있는 '이 몸이 학이나 되어'에 빠져있다.출퇴근 차 안에서 2시간 남짓, 타이틀인 '태평가'와 함께 두 곡을 반복해서 틀어놓고 따라 부르고 있다.경기민요 창법이 물론 잘 불러질리 없지만, 차 안이니, 혼자만의 즐거움이다. ..

France/Bordeaux 2014.03.29

Trapiche, Oak Cask, Malbec, 2012

TrapicheOak CaskMalbec2012Mendoza, Argentina 아르헨티나 말벡은 두번째 경험이다.처음이 실망스러웠기에 다시 보기 어려울 터였지만,요행히 마트 할인행사 덕에 다시 보게 되었다.지난 번 Ruta 22는 출신지 파타고니아 만큼이나 황량하고 거친 모습이었지만,오늘 Mendoza産 Trapiche는 그와는 좀 다르다.맛이 강렬하고 향이 나름 자기 색깔을 보이려고 한다.그 빛깔처럼 진한 과일 맛은 어디서 많이 본 듯 꽤나 익숙하고 타닌과 산미가 부족해서 금방 질리는 편이지만,약하게 매콤한 맛이 담배 느낌의 강인한 향과 어울려 만들어내는 입안의 풍미는 즐길만 하다.입안에서의 강한 인상에 비해 여운은 길지 않은 듯하다.음식과 어울려 식탁 위에서는 나름 역할이 있었지만,시간이 지날수록 ..

Others/Argentina 2014.03.22

Long Neck, Sauvignon Blanc, 2012

Long NeckSauvignon Blanc2012 이제 슬슬 집안 봄단장을 할 때다.지지난 주에 화원에 가서 꽃 화분 몇 개를 사왔더니,앞 베란다에 쓸모 없는 플라스틱 화분이 넘쳐난다.예전부터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것들과 합쳐서 열댓개도 넘게 구석마다 쳐박혀 있다.마눌님께서 직접 분에 화초 심기는 좋아라 하시지만일하고 남은 흙과 화분 처치를 마냥 미루기만 하시니,결국 오늘 같은 휴일에 머슴이 몰아서 처분해야 하는 것이다.다음 주에는 남은 걸 마저 정리하고 물청소까지 해야할 운명을 감지하며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중간에 마무리했다. Long Neck은 온순하고 얌전한 느낌이다.향과 맛이 착한 가격에 맞춰 딱 8부 능선을 달리고 있다.깨끗하고 단정하지만, 개성과 취향을 찾기는 어렵다.점심에 올라온 아롱사태 수..

Others/South Africa 2014.03.16

St. Adrien, Triennes, 2009

St. Adrien (Rouge) Triennes2009Syrah/Cabernet Sauvignon/MerlotVin de Pays du Var '소믈리에가 선정한 베스트 마트 와인'이라는 기사를 보고 솔깃해서 마트로 갔다.선정된 15종에 대해 30% 할인이라니 애호가로서 어찌 아니 기쁠쏜가?하지만 생각만큼 많이 장바구니에 담을 수는 없었다.평소 할인 판매되던 몇 놈의 표시가격을 원래 정가로 다시 올려 놓았기 때문이었다.(굳이 따지자면 할인 효과는 5~20% 정도일 듯) St Adrien, Triennes판매원은 그냥 심심할 거라면서 권하지 않았지만,Vin de Pays du Var를 보고 색다른 무엇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선택했다.남프랑스 와인은 항상 새로운 발견을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에...더우..

France/Provence 2014.03.15

Cabernet Sauvignon, Pays D'Oc, 2009,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Cabernet Sauvignon Pays D'Oc2009Baron Philippe De Rothschild 오랫만에 랑그독 와인을 마트 선반에서 발견했다.합리적인 가격으로 의외의 발견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반갑게 Cabernet Sauvignon과 Merlot 두 병을 집어들었다.다만 대량 생산 제품 냄새가 나는 레이블 디자인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브랜드 네임이 있으니 형편 없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마눌님의 강렬한 등갈비 김치찜 성원에 힘입어오늘 저녁은 Cabernet Sauvignon을 개봉했다.음식과의 궁합도 좋았고, 이후의 몇 잔도 즐거웠다.회사 이름에 걸맞게 와인은 흠잡을 데 없이 균형이 좋았고,약하지만 미묘한 향과, 타닌의 감이 정확히 기대하는 그 선을 잘 달렸다.그런데, 다만....랑..

Sierra Cantabria, Reserva, 2006

Sierra CantabriaReserva2006RiojaTempranillo 작년에 보았던 Sierra Cantabria Crianza가 못내 아쉬워서오늘은 Reserva로 다시 시도해 보았다.역시 Crianza보다는 잘 느낄 수 있었다.훨씬 조화롭고 Tempranillo 만의 개성도 꽤 잘 올라온다.하지만 보르도 와인처럼 무난하고, 은밀한 나만의 기대에 부응하는 면은 크지 않다.오늘은 마트에서 균일가 라벨이 붙어 있어서 집어들었지만,이 가격 이상이라면 그냥 오늘을 기억하는 것으로 만족하련다.(오해가 있을까 하여 덧붙인다. 이 와인 훌륭하다. 부드럽고, 절제되고, 균형이 뛰어나다. 내가 찾는 그 무엇이 잘 보이지 않다서 (나에게) 아쉬울 뿐이지, 객관적으로 굳이 흠 잡을 이유가 없다.) 마트 선반에 스..

Ruffino, Orvieto Classico, 2012

RuffinoOrvieto Classico2012Grechetto, Procanico, Verdello, Canaiolo Bianco Orvieto, Umbria, Italy 엷은 색깔 만큼이나 부드럽고 온순하다.좋은 풍미와 오래 가는 뒷맛이 조화롭고 고상하다.막냉이 성화에 마눌님이 차려낸 삼겹살 구이에 딱 어울렸다. 덕분에 오랫만에 돼지 삼겹살을 무척이나 향기롭게 즐길 수 있었다.강렬한 개성보다는 조화의 미덕,따뜻한 나라 사람들의 너그러움,그리고 부드러운 기타 소리가 들리는 듯... ["London Lowdown", Ronny Jordan, A Brighter Day, 1999]http://youtu.be/EU_Bpmw4h38

Italy/Umbria 2014.02.20

Five Geese, Mclaren Vale, Shiraz, 2010

Five GeeseMclaren ValeShiraz2010 지난 번 Old Vine Grenache/Shiraz 만큼 개성 있는 향은 아니지만 나름 향기롭다.야생 열매와 과실의 느낌이 섞인 맛으로 원재료 본연의 느낌을 전해준다.그리고 꺾이지 않고 오래 가는 것이 미덕이다.초반의 쌉쌀함이 후반에 달리 진화한다면 금상첨화일텐데...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럴 기미는 없다. ----------------- 소치 금맥은 터지지 않고 있다.숏트랙에서 자꾸 넘어지기만 하니,마눌님 입에서는 선수들이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금메달 따는 맛이 없으니, 재미가 떨어진다.다른 나라 선수 경기라도 멋진 결승 경기만 모아서 보여주는 프로가 있으면 좋으련만....풍광 좋은 스키장 모습도 좀 보면 눈이 시원할텐데..

Others/Australia 2014.02.16

Chateau Barateau, Haut-Medoc, Cru Bourgeois, 2008

Chateau BarateauHaut-MedocCru Bourgeois2008 첫 잔에 별 감흥이 오지 않았지만최대의 인내심을 가지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천천히 접근해 보았다.하지만 끝끝내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 몇 주 전부터 우리 막내 목소리가 달라졌다.감기 걸린 것 같이 약간 먹먹한 목소리를 내길래 혹시나 하고 유심히 살폈지만,아픈 것은 아니고, 이제 변성기가 시작되는 것 같다.오늘 아침 착 낮아진 톤의 색깔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게 분명 변성 중이다.앞으로 다시 또 넘어야 할 높은 파도들을 생각하면 긴장되기도 하지만성장하는 아이를 바라볼 기대로 약간 흥분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아직 첫번째 파도도 다 끝나지 않았는데....두번째는 조금 순한 것이기를..

France/Bordeaux 2014.02.08

Baron de Ley, Reserva, 2007, Rioja

Baron de LeyReserva2007RiojaTempranillo 자그마하고 소박한 디자인의 레이블이위로 치우쳐져 붙어 있는 탓에 병이 길어 보이고, 아래쪽이 허전한 게 불균형하게 보인다. 와인은 전에 즐겁게 마셨던 Marques de Arienzo 2007과 거의 흡사하다.묽고, 가볍고, 서늘하면서도 온화하다.산미는 적당하고, 타닌은 많이 제어되어 있다.코로 들어오는 향기가 뚜렷하고, 목넘기 이후의 잔향이 오래 간다.(고릿한 치즈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어찌 보면 마치 고량주 향 같기도 하다.)여러 차례 경험을 통해 이제 잘 익은 Tempranillo 향에 대한 나름의 기준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고가의 특급 와인처럼 화려한 변화와 끝 모를 깊이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특유의 aroma를 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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