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A/California 21

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 Cabernet Sauvignon, 2018

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 Cabernet Sauvignon California 2018 달콤한 향기, 지나친 oak 향, 과한 잔당감, 과일로 빚은 술인지 oak 쩔은 물인지?, 마시다 보면 메스꺼움이 느껴지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런 종류의 지저분하게 강렬한 맛에 대한 내 생각이 무엇인지 잘 몰랐다. 특이하다고 생각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것인지 싫어하는 것인지 애매했다. 둔한 코와 입으로 중저가 와인을 전전하는 입장에서 오크향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점 때문에 좋은 것처럼도 생각되었으니 말이다. 다만 회사 앞 식당 김치찌게처럼 입안에 달달하게 감기는 이런 종류의 감칠맛이 와인마시기에서 기대하는 바가 아닌 것은 분명했다. 이런 식의 와인은 꼭 저가 와인에만 ..

USA/California 2020.12.22

Six Eight Nine, Napa Valley, 2013

Six Eight NineNapa Valley2013 진로 포도주를 연상시키는 달큼함이 기분에 거슬리지만아직 신선함이 살아있고 봄 개나리처럼 싱싱하다.타닌이 부족한 대신 찰랑거리게 가볍고 향기는 감미로와서기력 떨어질 때 약주 찾는 분들에게 맞을지도 모르겠다.6, 8, 9는 행복, 재복, 수복을 의미하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으니,689 Cellars의 와인 철학이 그런 쪽에 닿아 있는 것은 자연스러울 터.... 하지만 10분도 안되어 와인은 벌써 김이 빠지는 듯하고,이런 가벼움 때문에 나는 벌써 앞쪽 골치가 땡기는 느낌이다.내일 아침의 평화를 위해 이제 그만 병 뚜껑을 닫아야 할 것 같다. ["자두빛 와인과 그녀의 웃음 (봄)", 봄 여름 가을 겨울, 아름답다, 아름다워!, 2008]https://youtu..

USA/California 2016.03.26

Oberon, Napa County, Cabernet Sauvignon, 2013

OberonNapa CountyCabernet Sauvignon2013 단단한 바디와 대중적인 느낌의 풍미가 안정적이다.타닌이 적절하고 오래간다.다만 달큰한 뒷맛이 좀 취향 밖이다. 눌님이 간만에 만들어준 Boeuf Bourguignon with rice로 저녁 식사를 하면서 좋은 반주가 되었다. 어제는 눌님이 스페인에서 먹었던 기억을 떠올려인터넷에서 레시피를 찾아 gambas al ajillo를 만들어 주었는데,연일 이어서 애호가 남편의 와인 욕구를 부채질 하고 있다. ------------------ 요 몇 주 간 windows 10 무료 업그레이드 권유 팝업이 지속적으로 떠올라 신경을 건드리고 있었다.좀 이대로 살면 안되나?불안한데.... 업그레이드 했다가 뭐 하나라도 잘 안되면 어쩌나달라진 환경에..

USA/California 2016.01.31

Waterstone, Merlot, 2012

WaterstoneNapa ValleyMerlot2012 2년 전 보았던 2010 vintage 보다는 다가오는 감흥이 적은 듯하다. 깔끔하고 단정하고 준수하지만, 개성을 찾기는 어렵다.감상용보다는 식탁에서 무난할 것 같다. ------------------ 오전에 사무실에 앉아있으면 '까톡~' 하는 소리가 열번도 넘게 울려 헛웃음이 나게 만든다.눌님이 매일 밤 늦게 여행지 호텔에서 카톡으로 그날의 사진을 전송하기 때문이다.좋은 것 많이 보고, 새로운 음식 많이 먹고....매일이 강행군일텐데 부디 아프지 말고 살아 돌아오시라! 돌아와서는 피곤하다고 삼일 낮밤을 드러눕지 않을지 걱정이다. -------------------- ["Lyin' Eyes", Eagles, One of These Nights, 1..

USA/California 2016.01.22

Pico & Vine, Cabernet Sauvignon, 2013

Pico & VineCabernet Sauvignon2013Napa Valley 눌님은 동네 단골 정육점에서 사온 허접한 사태로 환상적인 수육을 만드는 재주가 있다.덕분에 오늘 저녁상은 수라상이다. 잘 익은 부추가 곁들여진 수육 한 점을 간장 소스에 찍어 먹으면평범한 Cabernet Sauvignon 한 잔도 훌륭한 풍미를 새로 만들어낸다. ----------------- 내가 만일 주점을 연다면 屋號를 "풀다(Poolda)"로 하면 어떨까?첫 잔에 넥타이를 풀고,둘째 잔에 썰을 풀고,셋째 잔에 묵은 감정을 풀어,좋은 관계를 맺기를 바라는 뜻에서. 손님들이 그럴 수 있도록 좋은 술을 푸는 게 주인장의 도리겠지. 테러와 전쟁으로 얼룩진 세계의 많은 곳에서긴장을 풀고,의심을 풀고,문제를 풀어,평화로운 세상이..

USA/California 2015.11.25

Avant, Chardonnay, 2012

AvantKendall-JacksonChardonnay2012 여태껏 마셔봤던 샤도네 중에서 앞으로 기억에 남지 않을 순위에 들 것 같은.... 마트 와인 코너 도우미가 권했다.전부터 경험해서 알고 있듯이, 그분들 말씀은 거의 항상 틀린다.어차피 피차 간에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는 매한가지인 거다.그냥 내 직감으로 골라서 잘못 되면 '이건 아닌가 보다' 하면 될 것을괜히 남 탓할 일 만들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활에 불편을 주는 큰 비가 요 며칠 오락가락 하고 있다.지난 겨울부터 계속된 눈,비 실종의 종지부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어서 반갑다.날짜로는 장마가 진작 끝나고,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7말 8초의 여름 휴가 시즌이어야 할 이때인데,이전 날씨 상식이 전혀 들어맞지를 않으니, 기후와 절기..

USA/California 2015.07.30

Irony, Cabernet Sauvignon, Napa Valley, 2011

IronySmall Lot ReserveCabernet SauvignonNapa Valley2011 가격대를 뛰어 넘는 고상한 품격이 있다. 가벼운 질감이지만 풍미가 깊게 스며들어 있어서,화사한 꽃 향기, 감칠맛 도는 양파 향, 누런 교과서 종이 찢는 냄새.....오랫동안 미묘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부드러운 타닌과 산미 또한 뛰어나서,카브레제 샐러드의 생모짜렐라와 잘 어울린다. 예리하거나, 무겁거나, 강력한 느낌 같은 것과는 동떨어진온화하고, 가벼웁고, 미묘함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irony한 와인이다. 기대 이상의 좋은 와인을 만나면마치 에버랜드에서 놀이기구를 탄 것 같은 짜릿함이 느껴지기도 한다.난 겁이 많아서 고난도 기구는 타본 적이 거의 없다.바이킹 뒷자리도 어지러워서 가능하면 앞자리에 앉..

USA/California 2015.07.24

Robert Mondavi, Twin Oaks, Zinfandel, 2012

Robert MondaviTwin Oaks2012Zinfandel 풀잎처럼 새초롬하고 생생한 느낌의외로 꽤 힘있는 타닌과 쌔한 산미가 초반의 만족도를 높인다.하지만 산미에 압도당한 단선적인 과일 맛이 처량하고, 그 마저도 오래지 않아 순돌순돌해지고 있다.돈 만원에 이정도면 주말 저녁이 아주 만족스럽다. 가뭄 끝에 시장에 나온 수박, 참외, 포도 등 올 여름 제철 과일들이 모두 달아서(비록 아는 것은 없어도) 애써 맛있을 것 같은 것을 고르는 수고를 덜 수 있어서 좋다.길 잃은 태풍이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기라도 하면 과일 값이 오를테니, 지금 많이 사 먹어두자.윤달 덕분에 늦춰진 올 추석엔 사과, 배 값이 좀 접근 가능한 정도가 되지 않겠나 기대해 본다.주렁주렁, 대롱대롱 달려있는 과일들을 머릿 속에 그려..

USA/California 2015.07.17

Barefoot, Moscato, California

BarefootMoscatoCaliforniaAlc. 9% 맨손으로 왔다 맨손으로 돌아가는 인생인간답게 살고자 애쓰지만, 인간다운 거 그게 뭔가?명예와 복을 누리는 삶인가, 사랑과 관계가 가득한 베푸는 삶인가, 아니면 도덕적인 곧은 삶인가?무엇이 되었든 사람은 그것으로 의미를 찾고자 하고, 그래서 그 의미에 무겁게 눌려 산다.인간이어서, (다른 생물은 그렇지 않은데) 인간만 그렇게 의미를 부여하며 산다.그러니 그게 인간다운 것인지는 몰라도, 때론 행복의 길을 가로막기도 한다.인간의 기대 말고 자연의 모습을 닮은 삶이라면 더 행복하지 않을까?별 의미 없이 선선하게 살 수 있다면 더 자유롭지 않을까?누리는 것이 惡이 아니고, 베푸는 것이 어리석음이 아니고, 도덕적인 것이 불편은 아니지만,반드시 이루어야 하는..

USA/California 2015.03.21

Coppola, Rosso & Bianco, Shiraz, 2012

CoppolaRosso & BiancoShiraz2012Francis Ford Coppola Winery 레이블 디자인에 눈길이 가고, 와인 이름도 멋있다.알고 보니 Francis Ford Coppola의 이름을 건 와인이다.하지만 와인 자체는 달큰하고 취향이 아니다.레이블에 씌여 있듯이, Fancy wine이 아니라 everyday wine이다.그저 평범한 날의 저녁 상에 오르면 좋을 와인이다.그러니, 가격도 조금 더 빠져도 좋을 듯하다.만일 숙성와인 성격이 있다면 좀 더 기다렸다가 선반 위에 올려도 좋지 않았을까 싶지만,그럴리는 없을 거다. 와인이 달큰하니 사랑고백에 사용해도 좋을 듯...아직 영글지 못하여 기백이 좀 부족한 듯하지만,거칠거나 이상한 것 없이 차분하고 진중하여, 나름 순수함이 느껴지기..

USA/California 2015.02.27

Waterstone,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11

WaterstoneNapa ValleyCabernet Sauvignon2011 초반은 우아하고 경쾌하여 기분이 좋고, 식탁 위의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린다.중반 이후로는 오크향이 강해져 분위기를 획일적으로 장악하지만,내가 그 맛을 싫어하지 않기 때문에 (바이酒를 연상시킴) 그 또한 좋다.그리고 그 덕분에 금방 시어버리거나 꺼지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 좋다.작년에 보았던 Merlot의 좋은 기억이 깨지지 않아서 다행이다.마트 와인으로 Waterstone 만큼만 준수하다면 더할 나위가 없다고 하겠다.좋은 와인이다. ----------------- 지난 주 Kpop Star 방송에서 JYP가 심사평 중에 Esperanza Spalding의 음악에 대해 언급했다.'그녀의 음악은 groove가 없다'고 말했다.아니..

USA/California 2014.11.28

Robert Mondavi, Napa Valley, Fume Blanc, 2012

Robert Mondavi Napa Valley Fume Blanc 2012 Pouilly-Fuisse의 Chardonnay에 이은 Pouilly Fume의 Sauvignon Blanc, 그리고 연이어서 Napa Valley의 Fume Blanc으로 올 여름이 시원하다. 실제로 기후마저 그다지 괴롭게 무덥지 않아서 좋은 와인들이 제 값을 하게 도와주고 있다. 다른 Sauvignon Blanc 들과 마찬가지로 Fume Blanc도 빛깔이 매우 옅은 레몬색이다. (1966년에 몬다비가 당시의 소비뇽 블랑 스타일과 다른 특색을 드러내고자 퓌메 블랑을 만들었다고 배면 레이블이 나와 있지만, 이게 품종을 개량했다는 뜻인지, 아니면 그렇게 와인을 빚었다는 뜻인지는 잘 모르겠다.) 전에 보았던 New Zealand ..

USA/California 2014.08.24

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 Pinot Noir, 2012

Robert MondaviPrivate SelectionPinot Noir2012 아직 익지 않았어도, 꽤 조화롭게 Pinot Noir의 풍미를 보이는 듯하던 첫잔 이후,순식간에....맛이 부드러워지고, 산미가 죽고, 타닌이 자취를 감추며, 질감이 동글동글 뭉개지고 있다.날카로움이 오래 유지되어 버건디와 비교할 수 있었던 작년 2011 빈티지와는 큰 차이가 있다.중반이 되기도 전에 와인은 쥬스가 되어버렸다. ["Baby, Baby, Baby", Roy Buchanan w/Delbert McClinton, Dancing on the Edge, 1986]http://youtu.be/Ano8LGdarjs영화 "Across the Universe"와는 관련 없는 노래지만, 배경 영상으로 띄우니 그럴듯 하다.

USA/California 2014.04.30

Alfaro Family, Lindsay Paige Vineyard, Chardonnay, 2012

Alfaro FamilyLindsay Paige VineyardChardonnay2012 아우 쎄다. (14%)오랫만에 보는 Chardonnay처음은 친근하게 다가오지만, 갈수록 강렬하다.마니아라면 눈여겨 볼만하고, 평범한 애호가라면 조금 당황할 수도 있겠다.영롱한 황금 빛깔에, 곡물을 연상시키는 향기가 뛰어나고, 산미는 적절하고 조화롭다. 다만,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알콜기가 Chardonnay에서 기대하는 풍미를 앗아가는 듯하여 내 취향을 거스른다.아마도 개봉이 조금 이른 탓인 듯하다. 어쨌든 좋은 와인이다.레이블도 맘에 든다. ["술", 존 박, 강승원 1집 만들기 프로젝트 Part 1 : 술, 2014] 술꾼을 위한 讚酒歌가 나왔다.와인하고 잘 어울리는 노래다.보컬과 가사가 지적이면서도 관능적이..

USA/California 2014.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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