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82

Beaujolais-Villages Primeur, Louis Jadot, 2022

Beaujolais-Villages Primeur Louis Jadot 2022 미리 생각하고 있던 건 아니었는데, 와인숍에서 보내준 문자 덕에 11월 셋째 목요일을 맞아 보졸레 누보 시음의 즐거움을 누렸다. Beaujolais-Villages 급으로 감당 가능한 가격의 와인 한병을 주문할 수 있었다. 역시 기대했던 건 아니었지만, 눌님을 따라 장보러 갔다가 좋은 오겹살을 구할 수 있어서 맛있는 수육을 만들어 신선한 야채 샐러드를 곁들여 즐겁게 마셨다. 고급 품종의 딸기 향과 약간의 청귤향이 끝없이 이어지고, 특이하게도 풍부한 타닌이 입안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는 느낌도 좋았다. 상온에서 마시는 것도 좋지만, 서늘하게 해서 마시면 과일의 달콤한 느낌과 열대과일 향이 강해진다. ["덧칠", 최백호 feat...

France/Beaujolais 2022.11.17

Etienne Boileau, Chablis 1er Cru, Vaillons, 2018

Etienne Boileau Chablis Premier Cru Vaillons 2018 pale gold / 신선하지만 진한 과일향 / 탄산 느낌 crispy, 버터, 바닐라 맛 Chablis Premier Cru 라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무딘 산미가 특이하다. 더욱이나 오크 숙성을 한 것 같은 맛이 너무나 뚜렷해서 우아함 보다는 대중적인 맛, Chablis 1er Cru라기보다는 California 産 중가 chardonnay 같은 느낌이다. 그나마 힘 떨어지는 소리가 좀 급히 들리는 듯하여 그냥 좋은 table 와인으로 만족한다. (눌님의 봉골레 파스타와는 궁합이 아주 좋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조개를 씹을 때에는 시차를 둬야 했다.) 분명 기대를 빗나가는, 뿐만 아니라 의심이 드는 와인이다. 이런 맛..

France/Bourgogne 2021.01.21

Chateau Beaulieu, Lalande-de-Pomerol, 2018

Chateau Beaulieu Lalande-de-Pomerol 2018 Cabernet Franc, Merlot 부드럽고 순하고 착한 느낌의 와인이다. 꽃향기가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이다. 온화하면서 차분하게 가라앉은 느낌의 merlot와 상쾌한 caberne franc이 어우러진 모습이다. 초반에 조금 쓴 뒷맛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단맛이 느껴져서 실망스럽지만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초반 산미 상쾌하고, 조금 지나면 얇지만 밀도 있는 타닌이 올라온다. 피니시가 꽤 있고 기분 좋은 풀향기가 입안에 남아있다. 자율주행 맛보기 6개월의 긴 기다림 끝에 7월에 그랜저 하이브리드 신차를 인도받고 몰기 시작한지 5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애초에 경유차를 처분하고 차를 바꾸려고 맘먹었을 때부터 하이브리드로 ..

France/Bordeaux 2020.12.05

Ladoix, Lou Dumont, 2008

Ladoix Lou Dumont 2008 밤섬 갈매기 강변북로, 아침 출근 길에 밤섬 구간이 가까워지면 도로를 따라 줄줄이 서있는 가로등 위로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고궁 기와지붕 추녀마루 위의 잡상들 마냥 간격을 맞춰 갈매기 서너마리가 꼼짝 않고 앉아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어떤 놈은 반듯이 앉아있고, 또 어떤 놈은 목을 꼬아 제 옆구리 쪽을 향하고 있지만, 움직거리지 않고 그 자세 그대로인 게 마치 가로등에 원래부터 붙어있던 장식 조형물처럼 보일 지경이다. 그런 광경에서 진짜로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가로등에서 새들이 앉아있는 간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그것을 알아채고 곧 이어 떠오른 생각은 영화에서 보았던 ‘비행기 주기장’의 모습이었다. 비행기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가지런히 ..

France/Bourgogne 2019.09.21

Volnay, Bouley, Domaine Reyane & Pascal, 2015

Volnay Bouley / Reyane & Pascal 2015 지난 주말에 본 영화 '기생충'은 다른 영화에 비해 중장년 관객이 많은 듯하다. 극장 안에서 나보다 연배가 높은 노인 분들이 여럿 눈에 띄었을 뿐 아니라, 어제 동창 모임(8명)에서도 이야기를 꺼내자 마자 모두가 감상평을 쏟아냈던 것을 보았을 때 X86세대 이상에게는 어필하는 마케팅 소구점이 분명 있는 영화인 듯싶다. 많은 장면과 대사가 사람들의 뇌리 속에 강한 인상을 주었겠지만 내 경우는 '지하철 냄새'라는 두 어절의 말이 기억에 남았다. 어제, 동창 모임 때문에 차를 집에 두고 오랫만에 지하철로 출근하면서 그 대사가 더 각인된 효과가 있었다. 과연 지하철 냄새가 있는지 느껴보려 애쓰면서 한시간 삼십분을 타고 갔기 때문이다. 오늘, Ja..

France/Bourgogne 2019.06.14

Bourgogne Hautes Cotes de Nuits, Domaine Gros Frere & Soeur, 2016

Bourgogne Hautes Cotes de Nuits Domaine Gros Frere & Soeur 2016 너무 많은 시간이 흐른 탓일까? 35년 전 대학입시에 합격했을 때의 기분을 이제는 기억할 수 없다. 내가 주변 사람들과 많은 소통을 하는 사람이었다면 기억을 훨씬 오래 간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불행하게도 그러지 못했다. 부디 우리 둘째는 어제 오늘의 이 기분을 꼭 기억했다가 삶에 어려운 시기가 닥쳐왔을 때 그것을 뚫고 지나갈 수 있는 동력으로 삼게 되기를 빌어본다. 내가 보기에 우리 아들은 나보다 더 열심히 입시 공부를 했고, 더 힘든 경쟁을 이겨냈기 때문에 적어도 나보다는 더 보람있는 삶을 살 것이라고 믿는다. 삶은 단련된 만큼 알찬 것일 테니까. 우리 첫째도 어려운 시기가 길었던 만..

France/Bourgogne 2018.12.15

Gevrey-Chambertin, Les Vieilles-Vignes, Vincent Girardin, 2012

Gevrey-Chambertin Les Vieilles-Vignes Vincent Girardin 2012 작년 말에 퇴직하신 명기 형님 내외분을 모시고 어제 저녁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Vincent Girardin의 blanc 한병과 이 우아한 Gevrey-Chambertin 한병을 나눴다. 좋은 손님 맞을 요량으로 2년 동안 깊숙히 넣어두었던 것인데,지난 밤, 제 역할을 톡톡히 해줘서 고맙다. --------------- 며칠 전 눌님에게 주말에 함께 보자고 약속을 받아두었던 영화 '컨택트'를 보고 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 개념을 지우고 시간적 선후관계가 없음을 이해하는 문명/언어가 있다면? 그런 외계 언어를 이해함으로써 시간을 뛰어넘어 사유할 수 있게 된다면? 그리하여 time slip 같은..

France/Bourgogne 2017.02.11

Macon-Villages, Louis Jadot, 2014

Macon-VillagesLouis Jadot2014 풍미가 부드럽고 잡맛 없는 산미가 온화하다.하지만 이런 가격에 더 바라는 게 욕심이겠지만,지난번 Georges Duboeuf처럼 힘이 미약하고 개성이 잘 드러나지 않는 점이 아쉽다.최근 Maconnais 화이트 와인을 세차례 경험해보니가장 저렴했던 Albert Bichot의 Macon은 준수했지만,다른 두 Macon-Villages는 마치 술에 물탄 듯한 함량부족을 느끼게 했다. 오늘 점심에 회사 앞 6천원짜리 백반집에서 반찬으로 나온푹 익은 끝물 김장 김치의 오묘한 풍미와 몸서리치게 날카로운 산미가Chablis 1er Cru를 떠올리게 했었다. 이런 기죽은 blanc은 한마디로 백반집 신김치만도 못하다. ---------------------- ["..

France/Bourgogne 2016.06.14

Domaine Les Guignottes, Montagny 1er Cru, Les Coeres, 2014

Domaine Les Guignottes Montagny 1er CruLes Coeres2014Andre Goichot Finish가 무척 짧다.목넘김 후에 바로 느낌이 사라지는 것이 마치옅게 희석한 미즈와리 한 모금 마실 때 뒤끝에 느끼는 물맛, 그것과 같다.산미에도 풍미에도 개성이 보이지 않아서 어떤 방향성이 없다.은근 섞여 있는 쓴맛은 금빛 와인의 영롱함 마저 지운다. --------------- ["The Music Inside", Chuck Loeb, The Music Inside, 1996]https://youtu.be/RAsjlLwLY5U

France/Bourgogne 2016.05.25

Macon-Villages, Chardonnay, Georges Duboeuf, 2011

Macon-VillagesChardonnayGeorges Duboeuf2011 물 탄 아메리카노 커피처럼 힘 딸리는 와인이다.아주 얌전해서 개성을 떠올리기 어렵다. --------------- 영호, 영수, 영자 같은 이름도 4-50년 전에는 유행하는 이름이었다고 한다.요즘은 민준, 서연 등의 이름이 인기라고 한다.아들 낳은 부모가 장차 아이를 미국으로 보내고 싶다면촌스럽다 생각 말고 '호'나 '수'자로 끝나는 이름을 지어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찬호-정호-병호-대호, 신수-현수미국 MLB에서 성공했거나 현재 활약하고 있는 선수들의 이름이다.호라인은 대활약(했거나) 중이고, 수라인은 잠시 휴식 중이지만 조만간 페이스가 돌아올 듯하다.아예 두자를 합해서 '수호'나 '호수'로 지어도 그럴듯 하겠다. (하지만..

France/Bourgogne 2016.05.14

Macon, Reserve de l'Orangerie, Albert Bichot, 2012

Macon RougeReserve de l'OrangerieAlbert Bichot2012 개봉한지 4일째인데도 아직도 감상할 거리가 남아있다. 가격 대비 최상의 와인이다. -------------- 요즘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나면 과식했다는 느낌이 들고 있다.지난 달부터 슬슬 배도 부푸는 것 같고, 실제로 체중도 조금 늘었다.이번 주부터는 저녁밥 공기에서 1/4 정도를 덜어내기 시작했다.그 대신 눌님이 맛있는 샐러드를 많이 해줘서 줄어든 밥을 대신하고 있다. -------------- 4월일년의 1/4이 지나갔다.드디어 꽃이 피었으니 친구들을 불러서 즐거운 시간을 가져봐야겠다. ["April", Jack Lee & Bob James, Botero, 2009]https://youtu.be/0Mf1olMm..

France/Bourgogne 2016.04.05

Mont-Perat, 2012

Chateau Mont-Perat2012Merlot, Cabernet Sauvignon, Cabernet Franc 상어 콧등을 치듯이 정신 잃을 만큼 확 잡아끄는 매혹적인 향기!첫 잔의 온화하고 풍성한 아로마는 제대로 만든 Bordeaux 와인의 특징이다.단지 그 좋은 향기가 그리 오래가지 않는 것도 마트표 보르도의 특징....그나마 이 와인은 평균보다는 괜찮은 편이다.평화로운 주말을 열어주는 좋은 선택이다. ---------------- 요즘 눌님과 함께 본방으로 응팔을 시청한다.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같이 볼 수 있어서 좋다.눌님과 나 둘 다 88보다는 이른 80 초중반 학번이지만,30년이나 흐른 후, 서너해 차이 난다고 세대가 다르다고 우기는 건 의미 없고,별 인지부조화 없이 全統 때의 내 고..

France/Bordeaux 2015.12.12

Bourgogne, Les Vieilles Vignes, Vincent Girardin, 2011

BourgogneLes Vieilles VignesVincent Girardin2011 Duroche가 오래되고 끈적거리는 스타일의 Soul music이나Crusaders나 Jamiroquai의 Funky한 Jazz와 보다 잘 어울린다면,Vincent Girardin은 좀 더 가사가 잘 들리는 contemporary music 같은 느낌이다.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하다. ["Parachute", Code Kunst with Oh Hyuk & Dok2, Parachute, 2015]https://youtu.be/ty8fr7vmedg

France/Bourgogne 2015.10.26

Yves Cuilleron, Les Vignes d'a Cote, Syrah, 2012

Yves CuilleronLes Vignes d'a CoteSyrah2012 아주 뛰어나지는 않지만 느낌이 좋은 편이다.내 경험 상, Rhone blend 보다는 그냥 Syrah가,Bordeaux blend 보다는 그냥 Cabernet Sauvignon이나 Merlot가 더 좋은 것 같다.복합적이고 서로 보완하는 맛도 좋지만, 선명하게 개성을 잘 드러내는 것이 나와 더 잘 맞는 것일지 모른다. ---------------- 요즘 자주 들리는 라디오 광고 카피를 인용하면,나는 앞으로 '외계인의 침공이 없는 한 100세까지 살 확률이 100%....' 라는데,100세 시대 준비가 그저 보험 몇 개로 될 일이면 그 광고 카피가 그렇게 말장난처럼만 들리지는 않을 게다.내가 지금 50대 초반이니 건강을 잘 유지해..

France/Rhone 2015.10.17

Little James' Basket Press, 2013

Little James' Basket PressBlancPays d'Oc2013 Viognier, Sauvignon BlancSaint Cosme 찾아보니 Saint Cosme는 Rhone Valley의 와인 메이커. 하지만 와인 등급은 Pays d'Oc으로 표기된 것을 보면 이 와인은 Languedoc-Roussillon 産이겠다.몇 년 전 보았던 Viognier de la Chevaliere 이후로 두번째 보는 남프랑스의 Viognier다.여름 저녁 식탁에 잘 맞게 온화하고 착한 느낌의 와인이다.여러 측면으로 공력이 드러나지만, 개성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특출난 것은 보이지 않는다.잘 만든 대중적인 느낌의 와인이다. 오랫만에 창을 타고 들어오는 바람이 서늘한 쾌감을 주는 밤장인어른께서 불초 사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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