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133

Avant, Chardonnay, 2012

AvantKendall-JacksonChardonnay2012 여태껏 마셔봤던 샤도네 중에서 앞으로 기억에 남지 않을 순위에 들 것 같은.... 마트 와인 코너 도우미가 권했다.전부터 경험해서 알고 있듯이, 그분들 말씀은 거의 항상 틀린다.어차피 피차 간에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는 매한가지인 거다.그냥 내 직감으로 골라서 잘못 되면 '이건 아닌가 보다' 하면 될 것을괜히 남 탓할 일 만들 필요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활에 불편을 주는 큰 비가 요 며칠 오락가락 하고 있다.지난 겨울부터 계속된 눈,비 실종의 종지부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어서 반갑다.날짜로는 장마가 진작 끝나고, 불볕더위가 맹위를 떨치는 7말 8초의 여름 휴가 시즌이어야 할 이때인데,이전 날씨 상식이 전혀 들어맞지를 않으니, 기후와 절기..

USA/California 2015.07.30

Irony, Cabernet Sauvignon, Napa Valley, 2011

IronySmall Lot ReserveCabernet SauvignonNapa Valley2011 가격대를 뛰어 넘는 고상한 품격이 있다. 가벼운 질감이지만 풍미가 깊게 스며들어 있어서,화사한 꽃 향기, 감칠맛 도는 양파 향, 누런 교과서 종이 찢는 냄새.....오랫동안 미묘한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부드러운 타닌과 산미 또한 뛰어나서,카브레제 샐러드의 생모짜렐라와 잘 어울린다. 예리하거나, 무겁거나, 강력한 느낌 같은 것과는 동떨어진온화하고, 가벼웁고, 미묘함으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는 irony한 와인이다. 기대 이상의 좋은 와인을 만나면마치 에버랜드에서 놀이기구를 탄 것 같은 짜릿함이 느껴지기도 한다.난 겁이 많아서 고난도 기구는 타본 적이 거의 없다.바이킹 뒷자리도 어지러워서 가능하면 앞자리에 앉..

USA/California 2015.07.24

Robert Mondavi, Twin Oaks, Zinfandel, 2012

Robert MondaviTwin Oaks2012Zinfandel 풀잎처럼 새초롬하고 생생한 느낌의외로 꽤 힘있는 타닌과 쌔한 산미가 초반의 만족도를 높인다.하지만 산미에 압도당한 단선적인 과일 맛이 처량하고, 그 마저도 오래지 않아 순돌순돌해지고 있다.돈 만원에 이정도면 주말 저녁이 아주 만족스럽다. 가뭄 끝에 시장에 나온 수박, 참외, 포도 등 올 여름 제철 과일들이 모두 달아서(비록 아는 것은 없어도) 애써 맛있을 것 같은 것을 고르는 수고를 덜 수 있어서 좋다.길 잃은 태풍이 한반도를 할퀴고 지나기라도 하면 과일 값이 오를테니, 지금 많이 사 먹어두자.윤달 덕분에 늦춰진 올 추석엔 사과, 배 값이 좀 접근 가능한 정도가 되지 않겠나 기대해 본다.주렁주렁, 대롱대롱 달려있는 과일들을 머릿 속에 그려..

USA/California 2015.07.17

Quinta da Murta, Bucelas DOC, 2012

Quinta da MurtaThe Wine of ShakespeareBucelas DOC2012 ArintoLisboa, Portugal 아주 드라이하지만 산미가 지나치게 예리하지 않아서 무더운 여름에도 즐기기 좋다.연두빛 도는 맑은 와인에서 기분 좋은 곡물향과 질퍽거리지 않는 적절한 두께의 숙성미가 올라온다.어느 방향으로도 지나치지 않아 절제가 잘 이루어진 기본이 충실한 와인이다.그런 싱그러움이 꽤 오래 간다. 나는 말도 안했는데 눌님이 알아서 안주를 준비해 주고는 하시는 말씀"여보 나 나갔다 온다. 애들 시험이 끝나서 엄마들이 모이자네...."내 속말: '그래 당신 올때까지 주욱 마시고 있을께' -------------- 지난 1주일 동안, 밴드 혁오 덕분에 즐거운 출퇴근 시간을 가졌다.작년과 올해 ..

Canaja Rosso Veronese, 2010

CanajaRosso Veronese2010IGPVilla AnnabertaCorvina, Rondinella, Cabernet Sauvignon, Molinara 짙은 빛깔에 달큼 쌉살한 맛이 Rhone blend와 비슷한 느낌이다.타닌이 나름 진하게 올라오는데 맛이 받쳐주지 못해 헛발질이 되고 있다. ---------------- 편찮은 어르신 모시는 일로 한 달이 넘게 대학병원을 들락거리고 있다.10여년 만에 대학병원 출입을 하면서 크게 변한 병원 모습에 저으기 놀라고 있다. [장면 #1] 방어적 태도를 견지하며 권위를 내려놓은 의료진Chief 전공의의 병세 설명 후 질문: "수술하시겠습니까? 기다려보시겠습니까?" [내가 예상했던 말: "감염이 의심되어 수술해야 하니 동의서에 서명해 주십시오."]질..

Italy/Veneto 2015.07.04

Stark-Conde, Syrah, 2012

Stark-CondeSyrah2012StellenboschS. Africa 스따르 꽁데 시라, 젊고 반듯하고 건강한 느낌.아직 다 익지 않은 젖은 풀잎 향이 강하게 남아 있다.오늘 눌님의 특별 메뉴인 안심 스테이크와의 궁합은 평범했지만,다행히 쌉쌀한 초록 샐러드(허브/베리/치즈)가 한 접시 가득 있어서 아주 잘 어울렸다. ------------------ 우리 눌님은 종종 끼니 때가 되면 '이렇게 먹을 거냐, 아니면 저렇게 먹을 거냐'고 묻곤 한다.물론 나는 '주시는대로'를 외치지만 그리 썩 좋은 대답은 아닌 것 같다.조금이라도 눌님 편한 것이 무엇인지 넘겨짚어서 답을 수정해 가고 있는 중이다.그런 취지에서 가끔은 무엇이 먹고 싶다고 선제적으로 말을 해보지만,이 또한 그리 좋은 시도는 아니다. (항상 반..

Others/South Africa 2015.06.25

Sancerre, Fournier Pere et Fils, 2011

SancerreSelected by TescoFournier Pere et Fils2011 연 이틀 힘들게 운전하느라 수고했다며기운 차리라고 새싹채소 연어 덮밥을 차려주셔서눌님의 정성에 부합하고자 명성 높은 Sancerre를 뽑아들었다.산미가 날카로왔던 작년 여름 Pouilly Fume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여 좀 부담이 되었지만,막상 시음해 보니 오늘의 Sauvignon Blanc은 좀 포근한 편이어서 휴식이 필요한 저녁 시간에 잘 맞았다. 오늘 과년한 큰 조카 결혼식에 다녀왔다.수 년 간 우리 형제들 간에 잊을만 하면 심심치 않게 입길에 오르던 그 아이의 결혼이드디어 오늘로 대미를 장식하고 옛 이야기로 들어가게 되어 맘 한쪽이 편안해짐을 느꼈다.듬직하게 생긴 조카사위를 보니 더욱 안심이 되었다.얘들아..

France/Loire 2015.06.20

Tommasi, Valpolicella, Ripasso, 2012

Tommasi Viticoltori Valpolicella Ripasso Classico Superiore DOC 2012 농염한 꽃 향기 신선한 산미와 타닌 빨간 토마토 소스가 가득한 마르게리따와 함께라면 환상이겠다. 중가의 마트 와인으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훌륭한 맛이다. 솔직히 내 입에는 고급 와인이다. 혹 친구 집에 갈 일이 생기면 들고 가고 싶은 와인이다. (문장이 양각된 병과 짙푸른 색 비단 광택의 레이블도 개성 있다) --------------- 한달 가까이 집안에 어른이 편찮으셔서 어수선했는데 이제 많이 회복하셔서 나도 와인을 맛볼 정신이 돌아와서 좋다. -------------- 최근 몇 년 사이에 슬림 패션이 유행하면서 수트와 캐쥬얼 불문하고 모두 몸에 붙는 스타일로 완전히 변했다..

Italy/Veneto 2015.06.12

Chianti Classico, Castello d'Albola, 2010

Chianti ClassicoCastello d'AlbolaDOCG2010 힘, 강렬함, 화려한 개성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하지만 절제된 균형이 시음자를 편안하게 해준다.그 잘 짜여진 요소 간 균형이 의미하는 와인의 깊이가개봉 후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감상할 거리를 남겨준다.무려 사흘 전에 개봉했지만 아직도 음미하며 마시고 있다.물론 개봉 당시의 진짜 맛과는 전혀 다르고 향기도 남아있지 않지만,잡맛 없이 매끄러우면서 동시에 알싸하게 입 안을 간지럽히는 산미! 그것 하나 만으로도 즐길 만하다.자연스러운 산미나 타닌이 진정 와인을 다른 스피릿과 구별되게 하는 중심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Hard Times", The Crusaders, Scratch, 1974]https://youtu.be/Rn0..

Italy/Toscana 2015.06.07

Bourgogne, La Reine d'Etang, Domaine Duroche, 2011

BourgogneLa Reine d'EtangDomaine Duroche2011 본격적으로 기온이 올라 잠시 외출하고 돌아온 몸을 무겁게 하는 늦은 봄날이다.전국의 수많은 아파트 단지 어디를 가도 쉽게 볼 수 있는 제1의 화단 조경수인 철쭉이우리 단지에서도 붉은색, 흰색, 분홍색, 주홍색 등등으로 축제의 불꽃놀이처럼 함박 꽃을 피우고 있다.마치 그 가득 찬 꽃처럼 입안을 가득차게 만드는 화려한 산미와 청량함이내 무거운 몸의 스트레스를 몰아내고 한껏 띄워주는 기분이다.눌님께 카프레제 샐러드를 신청했지만, 불행히도 생모짜렐라가 없어서 그냥 토마토만.... ------------- 어제 강화도에 다녀오면서 생각한 일 한 가지.그 동안 김포 신도시가 개발되고, 일산대교와 몇몇 주요 도로들이 건설되었다.지난 수년..

France/Bourgogne 2015.05.02

Fritsch, Gruner Veltliner, Wagram, 2011

FritschGruner VeltlinerWagram2011 전에 보았던 Languedoc 지방의 어느 Chardonnay처럼금방 얼굴에 미소를 불러오는 대중적인 풍미가 풍성하고 향그럽다.반면 강인한 바디도 가지고 있어서 입안이 저릿하면서 간혹 씁쓸한 느낌도 주는 것이마치 오이 꼭지를 잘 못 씹어 몸서리 쳤을 때가 연상된다. ["I'd Rather Go Blind", Beth Hart with Jeff Beck, Kennedy Center Honors 2012]https://youtu.be/fALdOkf_eCM

Gerard Bertrand, Minervois,2011

Gerard BertrandMinervois2011Syrah, Carignan 오랫만에 보는 스파이스가 강렬한 와인이다.작년에 보았던 Barolo의 향기를 떠오르게 하는 맛이고,남아공 Shiraz, Christina van Loveren 2011에서 보았던 묵은 풍미도 스쳐간다.다만, 마트 와인의 일반적인 단점인 타닌 부족은 피해 가지 못한다.타닌만 받쳐준다면, 이 와인은 묵직해지면서 급이 달려졌을 거다. 이 와인의 화려한 면은 오래가지 못하니 여럿이 즐겁게 나눠마시는 자리에 좋겠다.어쨌든 개성 있어서 좋았다. 비록 내 취향은 아니지만.... --------------- 이젠 퇴근 시간에 날이 충분히 밝다.항상 강변도로를 타고 같은 길로 퇴근하며매일 같이 멋있는 석양을 감상하며 운전할 수 있겠다.한 여름..

Sherazade, Donnafugata, 2013

SherazadeDonnafugata2013DOCNero D'Avola 일전에 보았던 Donnafugata Angheli의 좋은 인상이 있어서코스트코에서 이 Sherazade를 보자마자 집어들었다.사실 전에도 이 와인이 진열된 것을 보았지만,생뚱맞게 중국 선녀풍의 여인이 그려진 레이블에 거부감이 들어서 거들떠보지도 않았었는데,Angheli 경험 후에 Donnafugata의 배경 스토리를 알고난 후로 이 레이블을 이해하게 되었다. 오늘 와인을 열어보고, Donnafugata를 두번 경험하여 내린 결론은 '내 취향이네'이다.얕고 가벼운 질량감 탓에 자칫 쥬스 같다는 생각을 하기 쉬울 듯한데,몇 모금 더 신중하게 마셔보면 확실히 좋은 와인임을 알 수 있다.독특한 산미와 적당한 타닌 그리고 끊임 없이 이어지는 ..

Italy/Sicilia 2015.04.11

Kim Crawford, Sauvignon Blanc, Marlborough, 2013

Kim CrawfordSauvignon BlancMarlborough2013 산도가 높아서 머릿끝이 곤두선다.선물 상자 포장띠를 연상시켜 성의 없게 보이는 이 와인의 레이블처럼 情 없는 맛이다.Marlborough Sauvignon Blanc 특유의 서늘하면서도 다정한 느낌을 찾기 어렵다. 마트에서 사온 신선한 가리비 한 상자가요리로 식탁 위에 오르자 마자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사춘기에 들어서면서 입이 짧아진 막내가 잘 먹어줘서 내가 기껍다. ["Your Eyes Open", Keane, Hopes and Fears, 2004]https://youtu.be/DRtdaWiL4Fc

Others/New Zealand 2015.04.04

Angheli, Donnafugata, 2007

AngheliDonnaFugata2007IGTMerlot, Nero d'Avola 단 맛이 싹 빠지고 타닌이 대신 그 자리를 가득 채웠다.보기 드물게 시실리아 와인이다.개성 있는 레이블에 꽂혀서 집어들었는데, 선택이 좋았다.마트 와인으로는 올드 빈티지인데, 기본과 힘이 살아있어서 반갑다.초반 미약하게 나무 느낌의 숙성된 향이 스치기는 했지만,그것 말고 향의 미묘함은 크게 기대할 게 없다.그냥 고도의 드라이함과 짱짱한 타닌 만으로 만족스럽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부드러워지고 있다.그리고 과일향을 조금씩 느낄 수 있다.그래도 타닌은 여전해서 정신을 못차리게 한다. ["Little Wing", Stevie Ray Vaughan & Double Trouble, The Sky Is Crying, 1991]..

Italy/Sicilia 2015.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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