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 of Europe/Portugal

Quinta da Murta, Bucelas DOC, 2012

winenblues 2015. 7. 10.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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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nta da Murta

The Wine of Shakespeare

Bucelas DOC

2012


Arinto

Lisboa, Portugal



아주 드라이하지만 산미가 지나치게 예리하지 않아서 무더운 여름에도 즐기기 좋다.

연두빛 도는 맑은 와인에서 기분 좋은 곡물향과 질퍽거리지 않는 적절한 두께의 숙성미가 올라온다.

어느 방향으로도 지나치지 않아 절제가 잘 이루어진 기본이 충실한 와인이다.

그런 싱그러움이 꽤 오래 간다.


나는 말도 안했는데 눌님이 알아서 안주를 준비해 주고는 하시는 말씀

"여보 나 나갔다 온다. 애들 시험이 끝나서 엄마들이 모이자네...."

내 속말: '그래 당신 올때까지 주욱 마시고 있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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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주일 동안, 밴드 혁오 덕분에 즐거운 출퇴근 시간을 가졌다.

작년과 올해 발표한 그들의 앨범과 싱글에 담긴 곡 모두를 다운 받아서 차 안에서 계속 돌려 듣고 있다.

당분간 이 오락은 계속될 것 같다.


처음 들을 때 느낌은 11월 12월 쯤의 계절감이 느껴졌지만

워낙 연주와 곡이 좋아서 계절 감성과 상관 없이 즐겁게 듣고 있다.

무엇보다 내 관심을 집중시키는 지점은 '새롭다'는 것이었다.

가수와 제목은 달라도 영화에서의 클리셰와 같은 천편일률의 가사와 곡들,

심지어는 얼굴 성형 하듯이 가수 목소리마저 구별이 어려운 요즘,

이건 정말 '물건이 나타났다'는 느낌이었다.


버릴 곡이 하나도 없다.

10여년 만에 진짜 CD를 사보려고 온라인 서점을 뒤졌지만 이미 품절된지 오래였다.

두개의 EP와 싱글을 모두 합하여 정규 앨범 한장으로 출시하면 최소 10만장은 확실할 듯....

           (나 전문가 아님.  확실히 나는 2장 살 거임.)

무한도전 에피소드가 완성될 무렵이면 이들의 명성이 전국적이 되는 것은 시간 문제겠지만

내 느낌에 아마도 이 밴드의 경우는 그것이 국경을 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Ohio", Hyukoh, 20, 2014]

https://youtu.be/7tyEDx9tgBk


음악 즐기시는 이웃님들은 팔색조 같이 화려한 오혁의 보컬 스펙트럼 말고도

임현제의 기타, 이인우의 드럼, 그리고 임동건의 베이스 연주에도 귀 기울여 보시길....

네명 각각 모두에게서 전설적인 해외 유명 Rock 그룹의 젊은 시절 삘이 느껴질 수도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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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8.01]


3주가 지났어도 Ohio에 대한 내 선호가 식지를 않고 있다.

이런 훌륭한 노래에 공식 뮤직 비디오가 없는 게 안타깝다.

        (음반을 구할 수 없는 것도 유감이다.  CD 재발매를 고대한다.)

만일 내가 Ohio의 뮤직 비디오를 만든다면....

장쾌한 자연 조망 이미지와 혁오가 연주하는 네 악기를 대응시켜서

환상적인 느낌의 예술적인 비디오를 기획하겠다.


하늘로 승천하는 보컬

파도를 일으키는 드럼

산으로 올라가는 기타

유유히 흘러가는 강물 같은 베이스 기타


보컬의 주 멜로디를 따르지 않고 산을 오르듯이 천천히 절정을 향해 가는

기타의 세련된 자기 연주가 유리될 듯하면서도 유리되지 않고

오히려 더 끈끈하게 곡의 조화와 상승을 이끌어낸다.

원심력과 구심력이 절묘한 균형을 유지한다.

       (내 취향으로는 기타 솔로 부분이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

철학적 사유에 능한 예술가의 기운을 느낄 수 있는 그런 미학이 있다.

Ohio의 선율에 의탁하면 이런 말이 들려온다.

"이게 자연이다."

오랜 시간 인공의 컴퓨터 음악에 쩔은 뇌와

도시 생활 속에 소진되고 지친 마음을 위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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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roche Bourgogne 2011은 (나에게) 정말 훌륭하다.

이 세상에 이 한 가지 와인 밖에 없다면 나는 다양성을 포기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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