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224

Chateau Trocard, Bordeaux Superieur, 2006

오늘이 스승의 날이라는군.가수 황보가 초1,2 때 자기를 심히 때렸던 선생을 기억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고 인터넷 기사가 떴다. 나는 12년 동안 거의 맞은 기억이 없다. 얼뜨기 샌님이었으니까.하지만 무수히 많은 친구들이 무수히 많이 맞는 것을 본 기억들은 무수히 가지고 있다.고1(2?) 때, 점심시간에 풀밭에 누웠다 깜빡 잠들어 5교시에 늦게 들어온 죄로, 잘 생긴 (이젠 오래 되어 이름도 기억 안나는) ***는 국어(한문)선생 문**에게 뭐라고 형언할 수 없을 만큼 맞았다.지금은 좀 달라졌으리라 기대를 가져보지만, 아직도 나는 이 나라 학교 선생들이 폭력을 가방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리라 그냥 무의식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제발 우리 아들이 그 희생양이 되지 않기를 빌 뿐이다.영화 '말죽거리 잔혹..

France/Bordeaux 2011.05.15

Bourgogne, Hautes Cotes de Nuits, 2008, Gros Frere et Soeur

애들이 자랄수록 어린이날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있다.올해는 둘째 꼬맹이의 게임 팩 하나 사주는 걸로 대충 마무리했다.내년까지만 견디면 된다. 내가 중2였을 때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 중이었다.퇴원하는 날 아침, 그날은 따뜻하고 화창한 어린이날이었다.초6이 13세여서인지 13세까지의 입원환자 들에게 어린이날 선물이 돌려졌다.알록달록한 갖은 사탕 한 봉지.중2인 나도 그때까지 만13세였던 까닭에 어린이였던 것이다. 행정이란...!사탕봉지를 받아들고 애매한 감사를 표한 후병원 문을 나서서 그 대학교 앞 도로를 걸어 내려갈 때였다.당시 동네마다 흔하게 있던 음반가게 앞을 지날 때쇼윈도 앞 성큼 튀어나온 커다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ABBA의 Chiquitita. ["Chiquitita," ABBA, Vo..

France/Bourgogne 2011.05.06

Piemonte, Barbera, 2009, Vinchio-Vaglio Serra

젊은 날 품었던 청운의 꿈백일몽처럼 달콤했던 꿈황금빛 의사당 지붕이 보이는 전망이 좋아서 집을 계약한 Colin(Colin Sullivan / Matt Damon)은창 밖으로 그곳을 바라보며 찬란하게 빛나는 꿈을 꾸었다 영화 The Departed에서한 발의 총성과 함께 間者(Rat)의 꿈은 사라졌다.어느 봄 날에,한갓 욕망이었다. ["Sweet Dreams", Roy Buchanan, Roy Buchanan, 1972] http://youtu.be/k26PasYCFvI ["被遺忘的時光", 蔡琴, 영화 無間道, 2002] http://youtu.be/k8Z7HcKnk9c 흘러가고 잊혀질 시간깨고 나면 꿈과 함께 사라지는 시간꿈이 사라진 이들에게는 간직해야 할 추억이 없다.꿈을 같이 꿀 사람이 없는 이에게..

Italy/Piemonte 2011.04.20

Gevrey-Chambertin, Les Jeunes Rois, Domain Duroche, 2008

Gevrey-ChambertinLes Jeunes RoisDomaine Duroche2008Pinot Noir PJ. 네 덕분에 잘 먹었어.방사능 비를 뚫고 마포에 집결한 친구들 반가왔다. Gevrey-Chambertin, Les Jeunes Rois화사하고, 화려하며, 발랄하고, 경쾌하다.산미와 타닌을 굳이 찾아내기 어려운 조화와 균형이 끝내준다. 아직 내 공력이 짧아서 무엇인지 알아낼 수 없는 혀 위의 자극감이 신선하고, 기분좋은 향기가 오래오래 간다. 함께 깐 다른 두 놈도 훌륭했지만, 이놈의 첫인상이 워낙 매력적이었다. 사이판 해변으로 놀러 간 청춘남녀 같은 느낌이 든다.이제 겨우 찾아온 22살의 첫사랑, 그 들뜬 마음 같다고 할까? 심장이 쫄깃해지고, 숨이 멎을 듯한......내 마음을 들었다 ..

France/Bourgogne 2011.04.09

Wine Maker Selection, Reserva, Pinot Noir, 2009

Wine Maker SelectionReservaPinot Noir2009AgustinosChile 며칠 전 동무 집에서 보았던 뉴질랜드 Pinot Noir는 참 특이했다.다 좋았지만, 한 가지, 부러 가미를 했나 의심이 들 정도로 단맛이 튀었다. 오늘 또 하나의 신대륙 Pinot Noir를 보았다.약하지만 나름대로 좋은 와인의 특성을 조금씩 보여주었다.(조금 뿐이라고 타박하지는 않으련다. 마트표니까!)Pinot Noir 특유의 빛깔, 달콤한 과일향, 깊은 맛을 느끼게 하는 구리구리한 숙성미,알 수 없는 독특한 부케, 부드럽게 입 안을 발라주는 타닌.....이런 것들이 잘 어울렸다면 정말 좋았겠지만,그것들이 힘 있게 함께 피어오르지 못하고 각각 시차를 두고 기어나와서조금 맛배기만 보여주고 사라지는 것이 ..

Others/Chile 2011.03.28

De Martino, Legado, Reserva, Syrah, 2009

De Martino Legado Reserva 2009 Syrah Chile 시지 않고 떫지 않다. 대신 쌉쌀하고 진하다. 색깔도 진해서 잔에 많이 따르기 부담스럽다. 뒷 맛이 무겁고 속칭 바디감이 있다. 좀 더 깔끔한 느낌인 것을 빼면 작년에 보았던 De Martino Cabernet Sauvignon과 흡사하다. 품종이 달라도 와이너리가 같으면 이럴 수 있는 건가 싶다. 사실 Syrah는 처음이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호주 와인을 접해 본 기억이 거의 없으니, Syrah / Shiraz 품종의 와인을 만나는 게 쉽지도 않았을 터... 만만한 칠레 와인 덕분에 안계를 넓혀 보았다. 시간을 충분히 흘려서 굳게 닫혔던 문을 열어도 타닌이 약간 살아나고 좀 더 마시기 편해지는 것 말고 큰 감흥은 없는 듯하다..

Others/Chile 2011.03.13

Bourgogne Chardonnay, Duroche, 2008

Bourgogne Domaine Duroche 2008 Chardonnay 3월 첫 주말, 날도 화창하고 기온이 올라서 완연한 봄이다. 늦게 일어나 몸은 노곤하지만, 기운을 차리고 토당동 화원에 들러 봄꽃으로 화분 다섯개를 채워왔다. 복 많이 주십사 만냥금, 이파리가 예쁜 밴쿠버 제라늄, 향기 좋은 킹기아넘, 색깔별로 카랑코에, 그리고 크림색 호접란 한쌍. 마눌님의 오늘의 인터넷표 속성 점심 메뉴는 크림 스파게티. 시골에서 작은 형수님이 보내주신 생생한 브로콜리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책으로 별미를 만들어 주시니 감읍할 따름. 맨날 마트표 와인만 마시다 따로 하나 Jake에게서 얻어온 Bourgogne Blanc을 땄다. 음~ 기냥 Bourgogne지만 나에게는 이것 만으로도 호사다. 몇 번 실패했..

France/Bourgogne 2011.03.06

Mascaron, Puisseguin Saint-Emilion, 2007

Mascaron Puisseguin Saint-Emilion 2007 Ginestet Merlot, Cabernet Franc Merlot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부드럽고 은은하고 여운이 길지 않은 달콤한 향을 달고 다니는 것이 작년에 보았던 Mouton Cadet를 빼다 박았다. 이놈이 좀 더 한 편이다. (Merlot가 8할이나 되니까...) 이놈을 통해서 Merlot의 특성을 미각으로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와 아주 잘 맞지는 않는 것 같다. 부드럽고 낭만적인 것은 좋지만, 감각이 무뎌진 듯한 밍밍한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Saint-Emilion 와인들은 대체로 Merlot 품종을 위주로 만든다는데, 다른 것들도 이놈과 같다면, 마치 영화제목에 나..

France/Bordeaux 2011.02.13

G7, Chardonnay, Reserva, 2008

G7 2008 Reserva Chardonnay Chile 어제 오랫만에 정환이가 집에 왔다. 우리 조카님을 위하여 마눌님께서 시원한 생태탕을 조미료 없이 순하게 끓여 주셨다. 추운 겨울 주말 밤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메뉴다. 지난 번 Jake가 추천할 때 사 두었던 G7을 깠다. 음~ Jake 말대로 가격대비 좋은 와인이다. 집에서 부담 없이 마시기에 부족함이 없다. Chardonnay 특유의 향기가 은은하고 오래 유지된다. 국물이 많은 음식에 와인은 좀 어색한 조합인 듯 하지만, 그런대로 즐길만 했다. 서로 상승효과라고 할 만한 것도 없었지만, 서로 맛을 상하게 하지도 않았다. 두 음식 각각의 맛이 오히려 더 선명하고 깔끔해지는 느낌이었다. (그러면 어울린 게 아니겠나?) 부드럽지만 선명한 색소폰으로..

Others/Chile 2011.01.29

Moscato D'Asti, Castello del Poggio

우리 마눌님은 알콜맹이다. 소주 한 잔은 커녕 맥주 한 모금도 안한다. 그런 그녀지만 단 한가지 마셔주시는 게 있는데, 그것은 발포성 스위트 와인 되시겠다. 평소 내가 단 맛을 멀리하고, 마눌님이 술을 멀리하기 때문에 그마저도 같이 마실 기회가 거의 없지만, 오늘은 운 좋게도 마트 시음대에 모스까또 와인이 올라온 덕분에 마눌님께 시음을 권하고 허락을 득한 후 한 병 살 수 있었다. 덤으로 오늘 점심은 마눌님표 별식이 나오고, 마눌님께서 와인 두 잔씩이나 함께 마셔주시고... 이 와인은 훌륭하다. (나에게는 지나치게 달다는 것을 빼고는) 뒷맛이 깨끗하고, 과일 향이 적당하고, 마눌님의 눈빛도 부드럽게 만들어주고... 나중에 장모님 오시면 Moscato 와인을 한 번 더... 부드럽고 달콤한 것에도 깊이가 ..

Italy/Piemonte 2011.01.16

De Martino, Reserva, Cabernet Sauvignon, 2009

De Martino Reserva 2009 Cabernet Sauvignon Chile 2010년 마지막 주를 휴가로 보내고 있다.무료함을 달랠 겸 오랜 만에 Chile 産 Cabernet Sauvignon을 골라보기로 마음 먹었다. 매장 선반 위에 가득 진열된 (전에 마셔본 기억이 괜찮은) Santa Helena를 집어들려다, 옆에 나란히 있는 De Martino 2병이 많이 팔리고 남은 듯이 허전하게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매장 직원에게 잘 팔리는 물건이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한다. 속는 셈 치고 선택했다. 뒷면 label을 보니 특이하게도 서로 다른 3군데 지역의 Cabernet Sauvignon을 65:10:25의 비율로 혼합해서 각각 우아함과 섬세함, 부드럽고 상큼한 피니쉬, 그리고 후..

Others/Chile 2010.12.29

Mouton Cadet, 2007

Mouton Cadet Bordeaux 2007 80th Anniversary Limited Edition 1930-2010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Merlot, Cabernet Sauvignon, Cabernet Franc 오늘은 잘 알려지고 누구나 좋아하는 Mouton Cadet 한 잔. 물론 Chateau Mouton-Rothschild라면 날아갈 듯이 좋겠지만 분수에 맞게... 마트에서 특가 붙은 놈들을 뒤지다가 하나가 걸려들었다."Mouton Cadet"하지만 레이블이 좀 이상하다. 요리조리 살펴보니, 80주년 기념 limited edition이란다.와인 자체가 다른 것은 아닌 것 같고 그저 기념으로 80년 전 초기 레이블을 붙였단다. 입에 넣어보니, 음~ 한마디로 ..

France/Bordeaux 2010.12.11

Bourgogne, Cuvee "MCMXXVI", Laurent Pere et Fils, 2008

Bourgogne Cuvee "MCMXXVI" Laurent Pere et Fils 2008 Pinot Noir 지지난 주말 Jake 덕분에 솔잎향(? 내 생각에)이 진짜 독특한 좋은 와인을 경험했다. 코르크 개봉 후 한참이 지난 후 살짝 한 잔을 따랐다. 첫 잔은 향을 꽉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질깃한 느낌이 아직 여물지 않아 불만이 가득한 맛이다. Bourgogne 와인병 특유의 부드러운 어깨선과 크림 톤의 레이블과는 달리 정작 와인은 완고하고 강렬해서 가까이 하기 어렵다. 오랫동안 멀리 했던 rock sound를 연상시킨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heavy 하거나 전위적인 rock은 아니다. 오래 전의 기억을 불러올리는 듯한, 어떤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느낌. 테이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절로 혼자..

France/Bourgogne 2010.11.20

Chateau de Seguin, Bordeaux Superieur, 2007

Chateau de Seguin Bordeaux Superieur 2007 Cabernet Sauvignon, Merlot, Cabernet Franc 첫잔을 흔들지 말고 가까이 코를 대보면 달콤할 것 같은 향기가 뭉게뭉게 올라온다. 가볍게 구리구리한 부케는 숙성이 길지도 짧지도 않음을 말해준다. 색깔은 어둡고 가장자리로 약간 홍시 빛을 띄며 흐린 느낌을 준다. Bourgogne 와인의 맑고 투명한 빛과는 전혀 다르다. 다 저물어 해그림자만이 수평선 위에 살짝 걸려있는 가을 밤바다의 모습... 한입 머금어본다. 향기와 달리 맛은 전혀 세련된 느낌이 아니다. 순박한 농부의 느낌이다. 타닌은 적당하고 부드러우며 전체적으로 신맛이 올라온다. 해저문 저녁에 꽃들이 만발한 정원에 홀로 앉아 깊은 주름 속에 박힌 ..

France/Bordeaux 2010.11.02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