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Bordeaux

Mascaron, Puisseguin Saint-Emilion, 2007

winenblues 2011. 2. 13.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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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caron
Puisseguin Saint-Emilion
2007
Ginestet
Merlot, Cabernet Franc

  

 

Merlot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부드럽고 은은하고 여운이 길지 않은 달콤한 향을 달고 다니는 것이 작년에 보았던 Mouton Cadet를 빼다 박았다. 이놈이 좀 더 한 편이다. (Merlot가 8할이나 되니까...) 이놈을 통해서 Merlot의 특성을 미각으로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와 아주 잘 맞지는 않는 것 같다. 부드럽고 낭만적인 것은 좋지만, 감각이 무뎌진 듯한 밍밍한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Saint-Emilion 와인들은 대체로 Merlot 품종을 위주로 만든다는데, 다른 것들도 이놈과 같다면, 마치 영화제목에 나올 것 같은 멋들어진 그 이름, Saint-Emilion을 내가 찾을 일은 아쉽게도 많지 않을 것 같다.
 
이 (Merlot) 와인은 강렬하거나 선명하지는 않지만, 역설적이게도 부옇고 모호한 느낌의 맛을 개성으로 한다. 마치 안개 낀 새벽 길을 나서는 나그네의 뒷모습이 있는 풍경이거나, 이슬비 내리는 해저문 둑길을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농부들의 모습이 있는 풍경처럼 흐릿함 속에 감춰진...

그런 독특한 Merlot의 개성을 그냥 '부드러운 맛'이라는 멋대가리 없는 짧은 말로 한정하지 않아도 될, 숨이 길고 좀 더 개성 있는 Saint-Emilion 와인을 만날 수 있는 행운이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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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Maria Jopek이 보이스 피쳐링을 한 Pat Metheny의 연주곡 "Are you going with me?"의 도입부가 카오디오에서 천천히 흘러나오면 험프리 보가트의 클래식 한 장면이 떠오를 수도 있고, 좋은 Saint-Emilion 한 잔이 고플 수도 있겠다.  Pat Metheny의 기타는 전혀 기타 같지 않고 모호하지만, 부드럽지도 힘이 딸리지도 않는다. 오직 안개를 걷어내고 깊은 숲길을 관통해 들어간다.

  

["Are you going with me?," Anna Maria Jopek & Pat Metheny, Upojenie, 2002]

https://youtu.be/0iSiPjbS8_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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