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82

Bourgogne, Hautes Cotes de Nuits, 2008, Gros Frere et Soeur

애들이 자랄수록 어린이날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있다.올해는 둘째 꼬맹이의 게임 팩 하나 사주는 걸로 대충 마무리했다.내년까지만 견디면 된다. 내가 중2였을 때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입원 중이었다.퇴원하는 날 아침, 그날은 따뜻하고 화창한 어린이날이었다.초6이 13세여서인지 13세까지의 입원환자 들에게 어린이날 선물이 돌려졌다.알록달록한 갖은 사탕 한 봉지.중2인 나도 그때까지 만13세였던 까닭에 어린이였던 것이다. 행정이란...!사탕봉지를 받아들고 애매한 감사를 표한 후병원 문을 나서서 그 대학교 앞 도로를 걸어 내려갈 때였다.당시 동네마다 흔하게 있던 음반가게 앞을 지날 때쇼윈도 앞 성큼 튀어나온 커다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던 노래~ABBA의 Chiquitita. ["Chiquitita," ABBA, Vo..

France/Bourgogne 2011.05.06

Gevrey-Chambertin, Les Jeunes Rois, Domain Duroche, 2008

Gevrey-ChambertinLes Jeunes RoisDomaine Duroche2008Pinot Noir PJ. 네 덕분에 잘 먹었어.방사능 비를 뚫고 마포에 집결한 친구들 반가왔다. Gevrey-Chambertin, Les Jeunes Rois화사하고, 화려하며, 발랄하고, 경쾌하다.산미와 타닌을 굳이 찾아내기 어려운 조화와 균형이 끝내준다. 아직 내 공력이 짧아서 무엇인지 알아낼 수 없는 혀 위의 자극감이 신선하고, 기분좋은 향기가 오래오래 간다. 함께 깐 다른 두 놈도 훌륭했지만, 이놈의 첫인상이 워낙 매력적이었다. 사이판 해변으로 놀러 간 청춘남녀 같은 느낌이 든다.이제 겨우 찾아온 22살의 첫사랑, 그 들뜬 마음 같다고 할까? 심장이 쫄깃해지고, 숨이 멎을 듯한......내 마음을 들었다 ..

France/Bourgogne 2011.04.09

Bourgogne Chardonnay, Duroche, 2008

Bourgogne Domaine Duroche 2008 Chardonnay 3월 첫 주말, 날도 화창하고 기온이 올라서 완연한 봄이다. 늦게 일어나 몸은 노곤하지만, 기운을 차리고 토당동 화원에 들러 봄꽃으로 화분 다섯개를 채워왔다. 복 많이 주십사 만냥금, 이파리가 예쁜 밴쿠버 제라늄, 향기 좋은 킹기아넘, 색깔별로 카랑코에, 그리고 크림색 호접란 한쌍. 마눌님의 오늘의 인터넷표 속성 점심 메뉴는 크림 스파게티. 시골에서 작은 형수님이 보내주신 생생한 브로콜리를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방책으로 별미를 만들어 주시니 감읍할 따름. 맨날 마트표 와인만 마시다 따로 하나 Jake에게서 얻어온 Bourgogne Blanc을 땄다. 음~ 기냥 Bourgogne지만 나에게는 이것 만으로도 호사다. 몇 번 실패했..

France/Bourgogne 2011.03.06

Mascaron, Puisseguin Saint-Emilion, 2007

Mascaron Puisseguin Saint-Emilion 2007 Ginestet Merlot, Cabernet Franc Merlot를 뚜렷하게 느낄 수 있었다. 부드럽고 은은하고 여운이 길지 않은 달콤한 향을 달고 다니는 것이 작년에 보았던 Mouton Cadet를 빼다 박았다. 이놈이 좀 더 한 편이다. (Merlot가 8할이나 되니까...) 이놈을 통해서 Merlot의 특성을 미각으로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된 것 같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나와 아주 잘 맞지는 않는 것 같다. 부드럽고 낭만적인 것은 좋지만, 감각이 무뎌진 듯한 밍밍한 뒷맛이 개운하지 않은 느낌을 준다. Saint-Emilion 와인들은 대체로 Merlot 품종을 위주로 만든다는데, 다른 것들도 이놈과 같다면, 마치 영화제목에 나..

France/Bordeaux 2011.02.13

Mouton Cadet, 2007

Mouton Cadet Bordeaux 2007 80th Anniversary Limited Edition 1930-2010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Merlot, Cabernet Sauvignon, Cabernet Franc 오늘은 잘 알려지고 누구나 좋아하는 Mouton Cadet 한 잔. 물론 Chateau Mouton-Rothschild라면 날아갈 듯이 좋겠지만 분수에 맞게... 마트에서 특가 붙은 놈들을 뒤지다가 하나가 걸려들었다."Mouton Cadet"하지만 레이블이 좀 이상하다. 요리조리 살펴보니, 80주년 기념 limited edition이란다.와인 자체가 다른 것은 아닌 것 같고 그저 기념으로 80년 전 초기 레이블을 붙였단다. 입에 넣어보니, 음~ 한마디로 ..

France/Bordeaux 2010.12.11

Bourgogne, Cuvee "MCMXXVI", Laurent Pere et Fils, 2008

Bourgogne Cuvee "MCMXXVI" Laurent Pere et Fils 2008 Pinot Noir 지지난 주말 Jake 덕분에 솔잎향(? 내 생각에)이 진짜 독특한 좋은 와인을 경험했다. 코르크 개봉 후 한참이 지난 후 살짝 한 잔을 따랐다. 첫 잔은 향을 꽉 붙들고 놓아주지 않는다. 질깃한 느낌이 아직 여물지 않아 불만이 가득한 맛이다. Bourgogne 와인병 특유의 부드러운 어깨선과 크림 톤의 레이블과는 달리 정작 와인은 완고하고 강렬해서 가까이 하기 어렵다. 오랫동안 멀리 했던 rock sound를 연상시킨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heavy 하거나 전위적인 rock은 아니다. 오래 전의 기억을 불러올리는 듯한, 어떤 기대를 불러일으키는 느낌. 테이블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절로 혼자..

France/Bourgogne 2010.11.20

Chateau de Seguin, Bordeaux Superieur, 2007

Chateau de Seguin Bordeaux Superieur 2007 Cabernet Sauvignon, Merlot, Cabernet Franc 첫잔을 흔들지 말고 가까이 코를 대보면 달콤할 것 같은 향기가 뭉게뭉게 올라온다. 가볍게 구리구리한 부케는 숙성이 길지도 짧지도 않음을 말해준다. 색깔은 어둡고 가장자리로 약간 홍시 빛을 띄며 흐린 느낌을 준다. Bourgogne 와인의 맑고 투명한 빛과는 전혀 다르다. 다 저물어 해그림자만이 수평선 위에 살짝 걸려있는 가을 밤바다의 모습... 한입 머금어본다. 향기와 달리 맛은 전혀 세련된 느낌이 아니다. 순박한 농부의 느낌이다. 타닌은 적당하고 부드러우며 전체적으로 신맛이 올라온다. 해저문 저녁에 꽃들이 만발한 정원에 홀로 앉아 깊은 주름 속에 박힌 ..

France/Bordeaux 2010.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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