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 82

Santenay, Les Gravieres, 2011, Vincent Girardin

SantenayLes GravieresPremier Cru2011Vincent Girardin 과일향이 향기롭지만 달큰하지 않다.산미가 강하지만 느낌은 부드럽고 매혹적이다.녹진하지만 질척거림 없고, 드라이하지만 쓰거나 텁텁하지 않다.무엇보다, 목넘김 이후 날숨을 따라 뭉게뭉게 올라오는 숙성미가 중독의 마성을 일으킬 듯하다.이런 와인을 경험하고 나면, 며칠 후, 몇 주 후, 어느 날그 향기가 아무 이유 없이 콧속에서 공명을 일으키며 잽싸게 지나가는 걸 알아채게 되곤 한다.마치 신기루를 본 것처럼 왔다가 금방 사라져붙잡아 둘 수 없는 그것을 못내 아쉬워 하게 된다. 두어잔, 시간이 좀 지나면, 舌上을 조여오는 기술도 살짝 구사하고따뜻한 느낌과 서늘한 느낌이 교차하는 게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입안 전체적으로 ..

France/Bourgogne 2014.06.20

Clos Vougeot, Musigni, Grand Cru, Domaine Gros Frere et Soeur, 2010

Clos Vougeot"Musigni"Grand CruDomaine Gros Frere et Soeur2010 작년 봄에 장만해둔 후로 언제 개봉할까 하는 생각에 때때로 몸이 근질거려 괴로웠다.진해 내려간 혁이가 한 번 다니러 올라오기만 기다렸지만 기약이 없고,사실 그 녀석은 와인에 그다지 관심도 없다.오늘, 그동안 분위기상 적절하지 않아서 미루어 놓았던 마포회를 조촐하게 열어서 이 와인을 정리했다. Bourgogne Pinot Noir 특유의 강인한 산미와 화려한 향기가 딱 알맞은 타닌에 잘 녹아나온다.하지만 불행하게도 내가 조급한 욕심에 조금 일찍 개봉한 듯하다.지금도 자체로 너무 훌륭하지만, 가지고 있는 큰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한 아쉬움은 남는다.한 1~2년 더 기다려도 좋았을 것 같고, Grand..

France/Bourgogne 2014.05.24

Bourgogne, Vieilles Vignes de Pinot Noir, Albert Bichot, 2011

BourgogneVieilles Vignes de Pinot NoirAlbert Bichot2011 병 주둥이 알미늄 래핑 부분에 금박으로 사슴/뿔 문장이 스탬핑 되어있다.전에 Oregon産 Pinot Noir인 Elk Cove를 경험했을 때의 실망스러운 기억이 떠올랐다.커다란 뿔을 관처럼 머리에 얹고 있는 Elk 그림이 레이블에 큼지막 하게 그려져 있었는데,와인이 녹용 넣은 한약 맛이었던 그 기억....사슴 형상의 장식 그림이 와인 맛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마는우연찮게도 Albert Bichot 역시 쓴 맛이 약간 도드라져서 조금 불편한 것이 오히려 재미있다.산미가 약하고, 타닌도 매우 부족하다.그럭저럭 마실 수는 있지만, 지불한 돈이 아깝다. ------------------ 어제 퇴근하고 집에 돌아와..

France/Bourgogne 2014.05.10

Bourgogne, Comte De Chartogne, 2011, Jaboulet-Vercherre

BourgogneComte De Chartogne2011Jaboulet-Vercherre Bourgogne AOC지만 별나게 Comte De Chartogne (샤르또뉴 백작) 라는 이름이 하나 더 붙어 있다.마을 이름 같지는 않고, (들어본 기억이 없다)밭 이름이라면 지방단위 와인에는 적합하지 않다.통상의 레이블링과 다른 이 이름에 대해서 나중에 전문가에게 좀 물어봐야겠다. 별난 이름에 비해서 와인은 좀 희망사항이 많이 남는다.버건디가 원래 薄하기는 하지만,이 와인은 유난히 묽고, 타닌을 거의 느낄 수 없는 것이마치 이미 기운이 다 빠진 듯한 느낌이다.다만, 계피, 후추 같은 매운 맛과 Pinot Noir 특유의 산미가 빚어내는 조화가 나름의 개성을 표현하지만,그나마 그리 오래가지는 못한다.브르고뉴 P..

France/Bourgogne 2014.05.05

Le Finage, Chablis, La Chablisienne, 2011

Le FinageChablis2011La Chablisienne 아! 너 본지 오래다. 샤블리.코스트코에서 염가에 구매해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그래도 역시나, 이름에 걸맞게 아주 좋다.굳이 일등급 와인이 아니어도 나는 만족이다.시원하게 맑은 빛깔과 영롱하게 반짝이는 온화한 풍미가별빛 쏟아지는 여름 밤을 그리게 만든다.그리고 추억처럼 오래 간다. ....기억하고 있어요. 다시 아침이 밝아와도 잊혀지지 않도록. ["여름 밤의 꿈", 김현식, 김현식 IV, 1988]http://youtu.be/lO1Li8QCp_w

France/Bourgogne 2014.05.02

Faiveley, Bourgogne, Pinot Noir, 2008

Joseph FaiveleyBourgognePinot Noir2008 역시 Bourgogne는 기본적으로 품질을 신뢰할 수 있다는 느낌이다.가장 낮은 지방단위 등급의 와인이어도 AOC임에는 틀림 없다.코스트코에서 저렴한 가격게 구매했지만,비슷한 가격대의 어떤 와인에서도 얻기 힘든 만족을 준다.향기와 입안에서의 풍미는 미약하지만,Pinot Noir 특유의 산미와 과하지 않은 타닌이 견조한 조화를 이루어 입을 평화롭게 만든다.물론 빛깔은 언제나처럼 영롱하다. ["I Believe (in Everything)", JJ Grey & Mofro, Orange Blossoms, 2008]http://youtu.be/3RL-wtjgYiY 학생들이 살아 돌아올 것을 믿습니다.

France/Bourgogne 2014.04.18

Raymond Huet, Saint-Emilion Grand Cru, 2010

Raymond HuetSaint-Emilion Grand Cru2010 코로 들어오는 향기는 수준급이다 - 꽤 두텁고, 오래가고, 향기롭다.하지만 맛은 잘 모르겠다. (내가 오늘 피곤하지는 않은데...)개봉이 좀 일러서 그런 게 아니라면, 기대에 못 미치는 맛이다.계속해서 혀 위에 쇠맛이 느껴져서 좀 불편하기도 하다.한 잔 따라놓고 향기를 감상하면서 질금질금 오래 마실 수 있는 게 나름 장점이려니.... ---------------- 요 며칠은 프렐류드(with 전영랑)의 신간 앨범에 있는 '이 몸이 학이나 되어'에 빠져있다.출퇴근 차 안에서 2시간 남짓, 타이틀인 '태평가'와 함께 두 곡을 반복해서 틀어놓고 따라 부르고 있다.경기민요 창법이 물론 잘 불러질리 없지만, 차 안이니, 혼자만의 즐거움이다. ..

France/Bordeaux 2014.03.29

St. Adrien, Triennes, 2009

St. Adrien (Rouge) Triennes2009Syrah/Cabernet Sauvignon/MerlotVin de Pays du Var '소믈리에가 선정한 베스트 마트 와인'이라는 기사를 보고 솔깃해서 마트로 갔다.선정된 15종에 대해 30% 할인이라니 애호가로서 어찌 아니 기쁠쏜가?하지만 생각만큼 많이 장바구니에 담을 수는 없었다.평소 할인 판매되던 몇 놈의 표시가격을 원래 정가로 다시 올려 놓았기 때문이었다.(굳이 따지자면 할인 효과는 5~20% 정도일 듯) St Adrien, Triennes판매원은 그냥 심심할 거라면서 권하지 않았지만,Vin de Pays du Var를 보고 색다른 무엇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선택했다.남프랑스 와인은 항상 새로운 발견을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에...더우..

France/Provence 2014.03.15

Cabernet Sauvignon, Pays D'Oc, 2009,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Cabernet Sauvignon Pays D'Oc2009Baron Philippe De Rothschild 오랫만에 랑그독 와인을 마트 선반에서 발견했다.합리적인 가격으로 의외의 발견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반갑게 Cabernet Sauvignon과 Merlot 두 병을 집어들었다.다만 대량 생산 제품 냄새가 나는 레이블 디자인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브랜드 네임이 있으니 형편 없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마눌님의 강렬한 등갈비 김치찜 성원에 힘입어오늘 저녁은 Cabernet Sauvignon을 개봉했다.음식과의 궁합도 좋았고, 이후의 몇 잔도 즐거웠다.회사 이름에 걸맞게 와인은 흠잡을 데 없이 균형이 좋았고,약하지만 미묘한 향과, 타닌의 감이 정확히 기대하는 그 선을 잘 달렸다.그런데, 다만....랑..

Chateau Barateau, Haut-Medoc, Cru Bourgeois, 2008

Chateau BarateauHaut-MedocCru Bourgeois2008 첫 잔에 별 감흥이 오지 않았지만최대의 인내심을 가지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천천히 접근해 보았다.하지만 끝끝내 특별히 언급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 ------------------ 몇 주 전부터 우리 막내 목소리가 달라졌다.감기 걸린 것 같이 약간 먹먹한 목소리를 내길래 혹시나 하고 유심히 살폈지만,아픈 것은 아니고, 이제 변성기가 시작되는 것 같다.오늘 아침 착 낮아진 톤의 색깔 있는 목소리를 내는 게 분명 변성 중이다.앞으로 다시 또 넘어야 할 높은 파도들을 생각하면 긴장되기도 하지만성장하는 아이를 바라볼 기대로 약간 흥분되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아직 첫번째 파도도 다 끝나지 않았는데....두번째는 조금 순한 것이기를..

France/Bordeaux 2014.02.08

Chateau Saint Martin de la Garrigue, Bronzinelle, Coteaux du Languedoc, 2010

Chateau Saint Martin de la GarrigueBronzinelleCoteaux du Languedoc2010Syrah Mixed 아직 좀 거칠고 종잡기 힘들다.그렇다고 해서 뭐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거라고 아는 체 하기에는 내가 부족하고...그냥 지금 이 상태는 즐겁게 마시기에는 좀 그렇다. 강인한 Syrah의 힘이 느껴지는 것은 분명한데,그래도 좀 더 주욱 이어지는 정련된 캐릭터가 드러나거나,아니면 조금만 더 부드럽기라도 하면 나랑 취향이 맞을 것 같은데...중구난방으로 이런 저런 특성이 올라오는 것이여드름이 채 가시지 않은 18세 소년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모든 걸 다 보여줘도중요한 한 방이 없다면 허당모든 걸 다 얻어도정작 그것이 없다면 허망한 꿈 ["All of Me", Jo..

Vinsobres, Les Cornuds, Famille Perrin, 2011

VinsobresLes CornudsFamille Perrin2011Grenache/Syrah 보랏빛이 감도는 드문 칼라와 전에 본 적 없는 첫 잔의 독특한 향기가Cotes du Rhone Cru에 거는 기대를 상승시켰다. 강한 풍미의 치킨 커리 파스타와 함께하는 3~4잔 동안은 기분 좋은 저녁 식탁의 동반자였다.하지만 이후 와인에 좀 집중해 보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특별한 한 가지 맛에 남쪽나라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이 묻어나는 스타일도 아니었고,그렇다고, 묵직함 속에 서늘하고 복합적인 풍미가 변화의 미묘함을 전달하는 것도 아니었다.도대체 어떤 면으로 접근해 오는지 알 수 없는나에게로 난 다리가 있기나 한 것인지길을 찾을 수 없었다.아마 어제 저녁은 내가 컨디션이 좋지 않았든지내가 어떤 기대를 가졌기 ..

France/Rhone 2013.11.24

Jean Tardy, Bourgogne Hautes Cotes de Nuits, 2009

Jean Tardy Bourgogne Hautes Cotes de Nuits2009 익어가는 가을 주말마포회 정기 총회를 열었다.Anima de Circus장소가 아담하고 주인장 인상이 편안해서 좋았다.골목 안쪽이라서 그런지 동네가 북적이지 않은 것도 좋았다. 10월이지만 낮에는 아직도 9월처럼 약간 더위가 있다.아직 훤하게 밝은 초저녁 이른 시간에 약속장소에 들어서니약간 더위가 느껴져 쟈켓을 먼저 벗게 되었다.주인장이 따라주는 스파클링 한 잔이 상쾌했다. 처음 무작정 고른 Jean Tardy가 준수해서 좋았고,수다가 무르익은 덕분에 다음 두 병은 안괜찮아도 괜찮았고,오랫만에 본 Fixin 1er Cru - Les Hervelets Dominique Laurent 2006이후반부를 풍성하게 만들어줘서 훌..

France/Bourgogne 2013.10.05

La Ciboise, Luberon, M. Chapoutier, 2009

La CiboiseLuberonM. Chapoutier2009Grenache, Syrah 한 동안 Rhone의 Grenache/Syrah에서 많은 즐거움을 얻었었다.몇 주 전 마트에서 이 와인의 레이블을 보며 그 기대감에 집어들었다.하지만 오늘 개봉기는 길을 찾지 못하고 헤매고 있는 중이다. 과일, 꿀, 허브 등 향긋하면서 복합적인 맛이 올라오는 듯하다가 10분도 못되어 묵묵해지고 있다.Grenache의 부드러움과 향그러움이 Syrah의 강인함과 어울릴 것처럼잠시 살랑살랑 變化하는 듯하다가 종내는 문턱을 못 넘고 평범한 집술이 되어버리고 말았다.남은 추석 산적을 치우기 위한 그냥 술이 되었다.첫 잔의 산뜻한 향기를 맡으면서 아내에게 오랫만에 선물을 줄 때까지만 해도오! 분위기 쥑이는데.... 였는데,그때..

France/Rhone 2013.09.27

Cotes de Provence, 2010, Famille Castel

Cotes de Provence2010Famille CastelSyrah, Grenache, Cinsault and.... 며칠 전 기타리스트 J.J. Cale의 부고가 떴다.그가 남긴 음악들이 유난히 와닿는 일주일이다."Midnight in Memphis" 한 잔 걸치고 강가로 나가자..."Cajun Moon" 뉴올리언즈를 배경으로 뱀파이어 영화를 찍자..."Cloudy Day" 요즘 같은 비오는 날 속으로 처량하게 누군가를 불러보자.... 그의 음악은 Blues도 아니고, Country도 아니고, Folk도 아니고, Rock도 아닌,그 중간 어디 쯤에 있다고 Eric Clapton이 말했다. ["Aftrer Midnight", J. J. Cale, Naturally, 1971] http://youtu..

France/Provence 2013.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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