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bernet Sauvignon 34

Two Vines, Cabernet Sauvignon, Columbia Valley, 2010

Two Vines Cabernet Sauvignon Columbia Valley 2010 우유처럼 온화하고 치즈처럼 그윽한 향이 기분 좋다. 산미와 타닌 모두 미약하지만, 표면에 가득 떠 있는 칼칼함이 이 와인만의 개성을 만든다. 뛰어나게 매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이블임에도, 무기력하거나 평범하지 않아서 반갑고, 가격에 비해 정성과 공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서너잔 이후로는 스파이스도 줄어들고 입 천정에 감도는 잔향도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함이 느껴지게 된다. (그래도 그 자체는 기분 좋은 향이다) 일상의 식탁을 위한 와인으로 부족함이 없겠다. --------------- 지난 주, 스페인에 사시는 유명 블로거가 올린 스페인 전통요리 포스트를 보고 동했다..

Undurraga, Sibaris, Reserva Especial, Cabernet Sauvignon, 2011

UndurragaSibarisReserva EspecialCabernet Sauvignon2011Maipo Valley, Chile 교황님 기사가 떴다."부부는 종종 싸우기 마련이지만, 하루를 넘기지는 말아라. 다정한 몸짓 하나로 화해할 수 있다."대충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내용이다.그래서 느끼는 바가 있어서, 어제 저녁에 눌님의 허리에 손을 얹고 몇 마디 나누었다.그리고 오늘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었다. 나는 신자도 아니고, 교황님을 특별히 존숭할 이유도 없는 사람이지만,지구 반대편에 앉아서 우연히 그 기사를 보게 된 것 만으로그의 말씀에 영향 받아 지구 평화에 일조하게 되었으니,역시 교황님은 훌륭하신 분이고, 미디어는 이롭다.좋은 이탈리아 와인 못지않게 훌륭하고, 이롭다. 하지만 Undu..

Others/Chile 2014.04.04

St. Adrien, Triennes, 2009

St. Adrien (Rouge) Triennes2009Syrah/Cabernet Sauvignon/MerlotVin de Pays du Var '소믈리에가 선정한 베스트 마트 와인'이라는 기사를 보고 솔깃해서 마트로 갔다.선정된 15종에 대해 30% 할인이라니 애호가로서 어찌 아니 기쁠쏜가?하지만 생각만큼 많이 장바구니에 담을 수는 없었다.평소 할인 판매되던 몇 놈의 표시가격을 원래 정가로 다시 올려 놓았기 때문이었다.(굳이 따지자면 할인 효과는 5~20% 정도일 듯) St Adrien, Triennes판매원은 그냥 심심할 거라면서 권하지 않았지만,Vin de Pays du Var를 보고 색다른 무엇이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선택했다.남프랑스 와인은 항상 새로운 발견을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에...더우..

France/Provence 2014.03.15

Cabernet Sauvignon, Pays D'Oc, 2009,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Cabernet Sauvignon Pays D'Oc2009Baron Philippe De Rothschild 오랫만에 랑그독 와인을 마트 선반에서 발견했다.합리적인 가격으로 의외의 발견을 기대할 수 있는 기회!반갑게 Cabernet Sauvignon과 Merlot 두 병을 집어들었다.다만 대량 생산 제품 냄새가 나는 레이블 디자인이 좀 걸리기는 했지만,브랜드 네임이 있으니 형편 없지는 않을 것이라 믿고... 마눌님의 강렬한 등갈비 김치찜 성원에 힘입어오늘 저녁은 Cabernet Sauvignon을 개봉했다.음식과의 궁합도 좋았고, 이후의 몇 잔도 즐거웠다.회사 이름에 걸맞게 와인은 흠잡을 데 없이 균형이 좋았고,약하지만 미묘한 향과, 타닌의 감이 정확히 기대하는 그 선을 잘 달렸다.그런데, 다만....랑..

Hedges, Red Mountain, 2009

HedgesFamily EstateRed Mountain2009Cabernet Sauvignon/Merlot/Syrah/Cabernet FrancWashington / USA Bordeaux 스타일의 신대륙 와인 경험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물론 그런 와인은 많이 있겠지만,보르도 와인으로도 좋은 게 충분히 많은데,다른 지역 와인 중에서 굳이 보르도 스타일을 선택하지는 않았을테니 더욱 그럴 거다. 중저가 보르도 와인은 아무리 섭렵해봐도 한계가 분명하다.어쩌다 운좋게 뛰어난 와인이 걸릴 확률이 없다는 말이다.워낙 잘 알려진 지역 와인이어서,가격과 품질이 잘 매치되기 때문일 거다.그래서 특별한 기회가 되어 고급 와인을 접할 기회가 아니라면,내가 돈 주고 보르도 와인을 살 일은 아마도 드물 것 같다. 미국 와..

Domaine Ste. Michelle, Brut

Domaine Ste. MichelleBrut 오랫만에 제주도에서 일보러 올라온 매형이자랑스러운 두 아들을 대동하고 어제 우리집에 오셨다.덕분에 두 가족이 고깃집에서 오붓한 주말 저녁시간을 가졌다.지난 한 달 간 치과 치료 때문에 술을 멀리 해왔지만,어제 저녁은 매형을 핑계 삼아 조금 입에 대보았다.오랫만이어서 행복했다.조금만 한다고 했지만, 결국은 음식점에 차를 두고 와야 했다.(오전에 마눌님 장보러 가는 차에 묻어 타고가서 찾아왔다.) Robert Mondavi, Private Selection, Cabernet Sauvignon, 2010과E. Guigal, Cotes du Rhone, 2010 두 병이 소임을 다 했다. 지난 여름 Pinot Noir를 보았을 때도 감탄했지만,Robert Monda..

Vaso, Napa Valley, Cabernet Sauvignon, 2009

VasoNapa ValleyCabernet Sauvignon2009 명기 형님, 5월5일 어린이날,정확히 2년 만에 형님댁 마당 바베큐 파티에 초대 받았습니다.홍서네 쌍둥이 두 아이가 있어서 진짜 어린이날 같았습니다.형수님 덕분에 정말 맛나고 배불리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제 아이들이 대충 다 커서 우리 내외에게 어린이날은 더 이상 기념일이 아니지만,오랜만에 간 형님 댁은 마당 있는 삶을 그려보게 하는 의미 있는 방문이었다.좋은 음식에 좋는 술도 내주시니, 좋은 날씨에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 태양과 미풍이 낮잠이라도 한 숨 때리고 가라고 유혹하는 듯하지만햇살의 따뜻함과 그늘의 서늘함이 공존하는 날씨는봄날의 한낮이 그리 길지 않음을 일깨우는 듯하다. ["Time Is Tight," Booker T ..

USA/California 2013.05.05

Robert Mondavi, Napa Valley, 2007, Cabernet Sauvignon

Robert Mondavi WineryNapa Valley2007Cabernet Sauvignon 서늘한 처음과 따뜻한 나중이 잘 어우러져 미묘한 즐거움이 있다.맛과 향기도 복합적이고 시시각각 변한다.입 안에서 굴리는 재미가 쏠쏠하다알콜 15.5%지만 전혀 부담스러운 느낌이 없다.개봉 후 30분 정도부터 잘 살아나고 오래 간다. Sale 가격으로 잘 샀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보다 조금 무겁고 뻑뻑하지만 충분히 만족스럽다.잘 익었다. ------------- 우리 정성하군의 음악성도 나날이 깊어간다.그의 20대가 기대된다. ["Gravity," Sungha Jung, 2013, http://www.youtube.com/user/jwcfree] http://youtu.be/5bvlwo73UZY

USA/California 2013.04.02

Marques de Casa Concha, Cabernet Sauvignon, 2009

심야, 휴일 가리지 않고 윗집에서 들려오는 각종 소음은집안의 평화를 깨뜨리는 작은 불청객이다.전에는 인터폰을 눌러볼까, 경비아저씨를 불러볼까 하고궁리한 적도 있었지만, 망설이다 끝내 포기하고 만 것을지금은 다행으로 생각한다. 내가 윗집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이유는 1. 첫째, 우리집도 그리 좋은 윗집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고, 아랫집에서도 크게 뭐라고 한 적이 없어서다. 살면서 겸손해야지 괜히 왕왕거릴 일이 아니다.2. 막상 불평을 전한다면 어떤 반응이 올까? 최선의 경우 미안하다는 말은 듣게 되겠지만 소음이 개선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 소음이라는 것이 그네들의 삶의 방식인데 내 불평 한 마디로 고쳐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3. 최악의 경우 상대방이 기분 나쁘다며 대들고 나오면 그땐 대처가 난..

Others/Chile 2013.03.02

Kressmann, Grande Reserve, Medoc, 2009

어젯밤부터 간만에 큰 비가 내렸다.덕분에 광복절인 오늘은 바람과 함께 무더위가 물러가고 살만해졌다.또한 그 덕분에 오랫만에 마트에서 와인 한병을 고를 맘도 생겼다. KressmannGrande ReserveMedoc2009Cabernet Sauvignon, Merlot 서해를 건너 중국에서 오는 것들 중에는 황사처럼 몹쓸 것도 있지만,열대야를 물리치는 이런 단비라면 공명이 불러온 동남풍처럼 반가운 것이 아닐까?부디 한강에서 녹조를 몰아내는데 1등 공신이 되기를 빌어본다. 하지만 우리 마눌님에게 이 비와 서늘함은짧은 제주도 휴가여행에 감기를 달고 다니게 한 원흉이었고,우리 가족을 해수욕장보다 '아쿠아 플라넷 제주'에 오랜 시간 머물도록 한 원인이었다.예정에 없던 비싼 아쿠아리움 방문이었지만,여러 층을 관통..

France/Bordeaux 2012.08.15

Turning Leaf, Cabernet Sauvignon, 2009

큰 아이가 며칠 있으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작년, 공부 열심히 하는 체질이 못 되어 힘들어 하다가 미술을 하고 싶다고 하여 미술학원에 보냈다.다행히 학원 선생님의 도움으로 시내의 미술부가 활성화된 학교로 지원해서 붙고(추첨)이어서 그 학교의 미술부에 응시해서 합격했다. 오늘 밤, 미술부 사전 설명회에 참석한 모자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했다.'이제 일단 3년 간 아들의 진로 방향은 정해졌으니 그것으로 감사하다.'무엇이 되었든, 지가 하고 싶은 것을 끝까지 하기를 빈다. 고1 때 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었고,주위에서 이끌어주는 인연을 만나지도 못 했다.성인이 된 이후로 여러 좋은 인연을 만나 순탄한 삶을 살아왔지만,고등학생 정도 나이에 인생의 방향..

USA/California 2012.02.28

Noble, Lussac Saint-Emilion, 2007

마눌님 김장 준비에 가을이 깊어 간다.공원의 단풍도 거의 다 지고, 경비실 옆 커다란 감나무는 이미 까치밥만 남기고 앙상한 모습이다.출근 길, 집을 나서면 내일은 좀 더 따뜻한 옷으로 입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퇴근 길에 차에 오르면 운전석이 써늘해 한기가 잔등을 타고 올라온다. 습관적인 마눌님의 우울한 얼굴이 내 식욕을 잡아먹곤 하지만그래도 올 가을은 비교적 쾌활하고 안온한 느낌이다. 잦은 청첩에 주말마다 예식장으로 불려다니며정작 우리 기념일이 잊혀질 것 같아 기억하고 또 기억해 두었다.하지만 정작 내일 17주년은 별 행사 없이 그냥 넘길 듯하다.강릉에 다녀오자고 꼬드겨 보지만 만사 귀찮다는 투다.다음 주는 저녁 약속이 많으니 컨디션 조절에 힘쓸 일이다. ["It Never Entered My Mind,..

France/Bordeaux 2011.11.12

Chateau Malescasse, 2007, Cru Bourgeois, Haut-Medoc

Chateau Malescasse2007Cru BourgeoisHaut-MedocCabernet Sauvignon, Merlot, Cabernet Franc Cru Bourgeois 등급은 메독지구의 또 다른 등급분류로 2007년에 폐지되었다 하니,이놈이 Cru Bourgeois를 달고 있는 마지막 빈티지일 듯하여 흥미롭다.하지만 와인 자체로는 별 감흥을 얻지 못했다. 만일 Chateau Malescasse가 Bordeaux 와인을 대표한다면,감히 나는 보르도 와인에는 추구할 무엇이 없다고 말하겠다.ain't no soul in the heart of the wine.그냥 칠레 와인 코너에서 고른 반값짜리가 더 낫다. ["Ain't No Love in the Heart of the City", Bobby..

France/Bordeaux 2011.10.28

1865, Cabernet Sauvignon, Single Vineyard, 2009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임에도 불같던 인디언 써머가 요 며칠 새 한풀 꺾여 가을 분위기를 내는 게 여간 다행이 아니다. 태풍이나 비구름도 추석절을 피해주니 그도 고맙다. (지난 여름 수해를 입은신 분들께 죄송....) 날씨가 도와주니 차례 지내는 일도 한결 수월(?)한 듯하고, 오랫만에 마주하는 가족들도 살갑게 느껴진다. 어린날의 추석이 새 옷과 새 신이 생기는 마냥 즐거운 날이었다면, 어른이 되고난 후의 그것은 이 생각 저 생각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때다. 그런 생각들이 어려운 고민이면 추석도 곤난한 명절이 되고, 그것이 그림이 떠오르는 추억이라면 추석은 정겨운 것이 된다. 정겨운 추석의 이미지는 역시 보름달 보는 맛이다. 초딩 때 고향집 옥상에 올라 사촌과 나란히 누워서 보던 달님 별님이 의인화된..

Others/Chile 2011.09.13

Aliwen, Reserva, 2009, Undurraga, Chile

늘어지는 휴일 오후 아들 학교 숙제 해결을 위해 참으로 어려운 행차를 했다.음악회 관람! (인증 샷 포함)도심 야외극장에서 편안한 분위기 속에 온가족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언젠가 부모의 참여를 강요하는 애들 학교 숙제 때문에 불평을 한 적이 있었는데,오늘은, 선생님 완죤 감사합니다.다음 달에도 또 가겠습니다. 옛날 고1 때 고향 시민회관에서 처음 보았던 엄정행 등등의 가곡의밤 공연신입사원 시절 직장 동료와 처음 갔던 세종문화회관 오페라 공연 (아마도 '라 보엠')(그는 나중에 미국 유학 후, 서울의 어느 대학 교수로 옮겨 갔고, 지난 해 병으로 일찍 유명을 달리했다.)개방된 동유럽에서 몰려온 관광객들과 섞여 앉아 처음 보았던 브로드웨이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첫 경험의 감동은 정말 평생 이어..

Others/Chile 2011.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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