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Chile

Marques de Casa Concha, Cabernet Sauvignon, 2009

winenblues 2013. 3. 2.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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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휴일 가리지 않고 윗집에서 들려오는 각종 소음은

집안의 평화를 깨뜨리는 작은 불청객이다.

전에는 인터폰을 눌러볼까, 경비아저씨를 불러볼까 하고

궁리한 적도 있었지만, 망설이다 끝내 포기하고 만 것을

지금은 다행으로 생각한다.

 

내가 윗집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이유는

 

1. 첫째, 우리집도 그리 좋은 윗집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고,

    아랫집에서도 크게 뭐라고 한 적이 없어서다.

    살면서 겸손해야지 괜히 왕왕거릴 일이 아니다.

2. 막상 불평을 전한다면 어떤 반응이 올까?

    최선의 경우 미안하다는 말은 듣게 되겠지만

    소음이 개선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 소음이라는 것이 그네들의 삶의 방식인데

    내 불평 한 마디로 고쳐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3. 최악의 경우 상대방이 기분 나쁘다며 대들고 나오면

    그땐 대처가 난감하기 때문이다.

    이후로 내 생활은 내 대응방식이 어떤 것이냐에 관계 없이

    정말 형편 없이 기분 더러운 일의 연속이 될 것이다.

    그때는 정말 소음 불평을 안하니만 못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다.

 

경찰에 신고할 필요가 있을 정도의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냥 동네 밖에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인양

무심히 지낼 일이다.

 

와인 한 잔과 함께라면 소음을 무디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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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ques de Casa Concha

Cabernet Sauvignon

2009

Concha Y Toro

Chile

 

 

이 와인 좋다.

두툼한 쇠고기 구이와 함께 하면 훌륭할 거다.

좀 단순한 편이긴 하지만,

튀는 것 없이 전반적으로 준수하고 깊이도 있는

믿음이 가는 듬직한 친구 같은

모든 면에서 과하지 않고 적절한 그런 느낌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타닌이 점점 강해져서 입안이 뻑뻑할 정도가 되지만

음식 궁합이 좋다면 올라오는 타닌은 더 좋은 촉매가 될 듯하다.

 

["Serbian Blue," George Benson, Bad Benson, 1974]

  



http://youtu.be/OZKetCg9w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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