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Bourgogne

Gevrey-Chambertin, Les Vieilles-Vignes, Vincent Girardin, 2012

winenblues 2017. 2. 1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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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vrey-Chambertin

Les Vieilles-Vignes

Vincent Girardin

2012


작년 말에 퇴직하신 명기 형님 내외분을 모시고 어제 저녁 오붓한 시간을 가졌다. 
Vincent Girardin의 blanc 한병과 이 우아한 Gevrey-Chambertin 한병을 나눴다.  좋은 손님 맞을 요량으로 2년 동안 깊숙히 넣어두었던 것인데,지난 밤, 제 역할을 톡톡히 해줘서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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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눌님에게 주말에 함께 보자고 약속을 받아두었던 영화 '컨택트'를 보고 왔다.  우리가 알고 있는 시간 개념을 지우고 시간적 선후관계가 없음을 이해하는 문명/언어가 있다면?  그런 외계 언어를 이해함으로써 시간을 뛰어넘어 사유할 수 있게 된다면?  그리하여 time slip 같은 우연이나 time machine 같은 무리에 의존하지 않고도, 3천년 전의 문명과 교류하고 3천년 후의 사람을 도울 수 있게 된다면?  날이 갈수록 사람들의 상상력은 과학기술 만큼이나 확장하고 있다.

arrival에 대한 이미지 검색결과


기술의 발전이 로그함수적으로 급속해서 멀지 않은 미래(수십년 내)에 통제할 수 없는 인공지능이 출현하는 세상(인류종말)을 맞을 것이라는 예측, 우리가 사는 세상이 사실은 현실이 아니라 가상 세계이고 우리는 이미 극한의 기술에 도달한 사람들이 펼치는 시뮬레이션의 일부일 것이라는 주장.....  이런 그럴 듯한 이야기들을 듣고 있다보면 종의 탄생 이후 지난 세기까지 인간의 두려움의 대상이 자연
재난, 역병, 전쟁, 핵과 환경문제였지만, 미래에는 종의 멸망을 부르는 것이 기술의 발전 그 자체일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일어난다.  이런 공포스러운 상상력에 대한 방어기재로 이 영화의 idea가 출현한 것은 아닐까?  인류와 문명이 게임 속 캐릭터처럼 일순에 사라져버리는 곤란한 상황을 회피하기 위한 기재로 시간을 제거한 철학과 과학이 필요할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든다.

나는 그래도 부모님의 세상과 비슷한 세상을 어찌어찌 살아가다 그저 그렇게 사라지겠지만 우리 아이들은 결코 우리와 같은 세상에 살지는 않을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혹여 험난한 세상을 만나게 되더라도부디 현명한 철학과 차원 높은 과학으로 살아내기를 기원해본다.  지구 위의 수십억 인류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고 여러가지 장벽에 가로막혀 단절되어 있지만, 높은 곳으로 올라가서 보면 우주 한 귀퉁이에 떠 있는 지구라는 푸른 먼지 위에 잠시 머물다 가는 존재임을 자각함으로써 소통하고 화합하면 잘 살아낼 수 있지 않을까....?

 

["Stressed Out", Twenty One Pilots, Blurryface, 2015]

https://youtu.be/pXRviuL6v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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