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Rhone

Chateauneuf-du-Pape, Clefs des Papes, 2007

winenblues 2013. 7. 12.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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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eauneuf-du-Pape

Clefs des Papes

2007

Grenache blend

 

 

목넘길 때 (전에 본 적 없는) 독특한 잔향이 있다.

꼬릿하고 묘한 것이 중화요리에 쓰일 것 같은 지방성 향신료 같다는 느낌이다.

산미나 타닌은 도드라진 부분이 없고 전반적으로 원만하게 균형이 잡혀있다.

초반에는 스파이시한 맛도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냥 쌉쌀한 맛으로 남는다.

1시간 이내에 순돌순돌해지는 것이 한두해 일찍 개봉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Chateauneuf-du-Pape라는 길고도 멋드러진 생산지 이름과

와이너리의 문장이 양각으로 새겨져 있는 독특한 병과

디즈니 만화 영화의 첫장면에 자주 등장하는 서양 옛날 이야기 책에서

튀어나온 듯한 서체가 사용된 고풍스러운 레이블이 만들어준 호감으로 인해

은근히 기대감이 부풀려져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 나의 기대에 비해 성에 차지 않지만 그럭저럭 즐길만은 했다.

후반 부족한 향취는 블루 치즈로 보충했다.


요즘 장마가 그렇다.

잔뜩 쏟아질 것처럼 예고되었지만 성급하게 몰려오지 않고,

쏟아지다가도 몇 분을 못 넘기고 비실비실거린다.


어제 출근 길에 성산대교 부근에서 창문을 활짝 열었더니

촉촉하고도 시원한 바람이 차안으로 몰려 들어왔다.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 바람 속에서 바다 내음이 맡아졌다.

멀리 북태평양의 소금물을 잔뜩 머금은 비를 싣고 와서 그런가?

휴가철 바닷가 목적지에 거의 다다르면 맡을 수 있었던 그런 공기 냄새가 서울 한복판에 와있었다.

옛날 외할머니는 바람 냄새를 맡고 비 올 것을 미리 알아 맞히곤 했다.

비구름이 오기도 전에...


["Before the Rain," Lee Oscar, Before the Rain, 1978]


 

 

http://youtu.be/ak5ANgKr5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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