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Rhone

Seguret, Selection Laurence Feraud, 2007

winenblues 2012. 5. 28.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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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10대 초중반의 기억;

누나들을 밥상에서 밀어내고 항상 나를 끼고 돌았던 외할머니는 불교 신자였다.

병환으로 갑자기 돌아가시기 전까지 당신께서 믿고 따르던 스님의 불사에 미력을 보태고자 애를 쓰셨다.

 

외할머니는 절간에 열심히 다니셨지만 맘 속 우환은 적지 않으셨던 것 같다.

거꾸로 생각하면, 그러셨기에 부처님 말씀을 통해서 삶을 다스리고자 하셨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는 아침 저녁으로 암송하는 불경의 글자들을 쌓아놓은 것 만큼 두꺼운,

그리고, 알아들을 수 없는 그 범어들 만큼이나 근본을 이해하기 어려운, 그런 집착을  가지고 계셨다.

외할머니께서 열심으로 지원했던 젊은 선승들이 세월이 흘러 지금은 높이 받들어지는 고승들이 되셨지만,

정작 우리 외할머니는 일순 해탈하시기 직전까지 수 많은 苦를 품고 사셨다.

외할머니의 편애를 받았던 어린 나도 물론 그 苦에 돌 하나를 더 얹는 존재였다.

 

석가탄신일을 맞아

나 내려놓기를 다시 생각한다.

나를 내려놓고 나를 다시 찾는 날이 되기를...

나를 마음에 얹고 사는 누군가도 (있다면) 나를 내려놓고 평안을 찾으시기를...

나는 당신의 것입니다.

마음을 열고 그냥 저에게로 오십시오.

나 없는 세상에서 나를 만나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춥시다.

 

["I'm Yours," Jason Mraz, We Sing. We Dance. We Steal Things, 2008]

 

  

 

http://youtu.be/LYhrYHmUPn0

  

   

http://youtu.be/EkHTsc9PU2A

  


Seguret

Selection Laurence Feraud

2007

Cotes du Rhone Villages

Grenache, Mixed

  

   

Grenache!

열정이 없다고? 아니, 평화가 있다.

개성이 없다고? 아니, 친화력이 있다.

와인에 신경쓰지 않고 친구와 대화하고 싶다면,

와인과 친하지 않은 친구와 함께 나누고 싶다면,

김빠진 Grenache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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