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ly/Veneto

Tommasi, Rafael, Valpolicella, 2015

winenblues 2019. 10. 2.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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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mmasi

Rafael

Valpolicella DOC, Classico Superiore

2015

 

어제의 시내교통상황

정체에 시달리는 퇴근길, 강변북로 한강철교 근처에 다다르면 1차로 쪽에 전광판 하나가 높이 서있다.  ‘어제의 시내교통상황’이라는 다소 어색한 제목을 하고 있다.  누가 현재가 아닌 어제의 교통상황을 궁금해할까?  그 내용도 사망 1명, 부상 98명 식으로 전날의 교통사고 사상자 숫자를 표시하는 게 전부여서 교통상황과는 동떨어진 느낌이다.  다만 도로교통 안전을 도모할 목적으로 세운 홍보용 공익 광고판임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평소 무심히 지나치다가, 어느 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저기 뜨는 사망자 숫자는 왜 매일 1명이지?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으리라 믿지만 내가 본 바로는 항상 1명 아니면 가끔 2명이었다.  부상자 숫자는 볼 때마다 다른데, 사망자 숫자는 1명이나 2명 아닌 적이 없었다.  하지만 내가 매일 정확히 확인해본 것도 아니니 그저 우연이리라 생각한다.

내 의문은 데이터의 신뢰성에 관한 것이 아니다.  경찰 데이터베이스에 연동시키면 간단한 것을 굳이 숫자를 만들어 입력하는 것이 더 어려울 터.  그러니 진짜로 궁금한 것은 따로 있다.  아무리 서울에 사람과 차가 많다지만, 어떻게 매일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일까?  이런 무시무시한 운전환경 속에서 매일 거르지 않고 운전하는 내가 사고를 당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내 의지와 노력으로 그 가능성을 낮추거나 회피할 수는 있는 걸까?

우리 아들이 고등학생이었을 때, 나는 아내와 한동안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운전자의 안전운전 습관을 길들이기를 위해서는 완벽한 초기교육이 필수인데, 그 시기는 운전면허시험 준비기간 뿐이다.  그러니 준비기간을 길게 하고, 학습 수용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청소년기에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고등학교 가사/기술 과목에 운전 실습과정을 길게 넣어야 한다고.  그리고 면허시험 도전은 수능 이후 어정쩡한 기간을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최근 몇 주 전, 수능 이후 고3 학생들의 생활관리를 목적으로 운전면허 취득을 장려하는 정책 아이디어를 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그런 엉뚱한 지향성으로는 배가 산으로 갈 공산이 크다.  발표된 그런 정책이 실행되어서 결과적으로 강릉 펜션 가스누출 학생 사망사고의 '나비효과'로 운전면허 취득자의 평균연령이 내려간다면 그것은 참으로 한국적인 현상이 될 거다.  하지만 동시기에 교통사고율이 올라가기라도 한다면 누군가는 나서서 나이 어린 학생들의 운전면허 취득은 잘못된 일이라고 목청을 돋우는 일이 생기지 말라는 법이 없다.  그리고 왜 운전면허를 방학 기간 중 수 주일 내에 딸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왜 그렇게 빨리 면허를 얻게 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은 못하는지......  수능 후 학생관리에서 이야기가 출발하면 안된다.  목적을 학생 생활관리에 두지 말고전국민 안전운전으로 하면 도로 위가 더 안전해지고, 동시에 학생들의 안전하고 보람찬 방학생활도 부수효과로 따라오게 될 거다.

["사랑한대", 적재(정재원), 2015]

 

https://youtu.be/c3jKeyRCh0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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