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ly/Toscana

Contrada di San Felice, Toscana, 2011

winenblues 2014. 8.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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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trada

San Felice

2011

IGT

Castelnuovo Berardenga, Tuscany

Merlot, Sangiovese, Cabernet Sauvignon



어! 이 와인 끝내준다.

Rhone이나 Langue d'Oc의 VDP에서 보석 찾듯이

요즘 이태리 와인 IGT 탐색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마트 와인 중에서 운좋게 개성 있는 놈이 걸려들 때는

마치 손맛 본 태공 같은 기분이랄까, 작은 뿌듯함이 있다.


거품처럼 부드럽게 꽉 채우며 계속 올라오는 느낌의 향기

그리고 혀 위의 감촉을 주무르는 강렬한 스파이스.

미디움 바디 이하이기 때문에, 첫 잔은 언뜻 청량 음료인가 하고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더욱 놀라운 것은 꽤 오래 지속된다는 점.

2011 빈티지, 지금이 개봉 적기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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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은 미역국을 종종 해 먹는 편이어서

아침에 미역국을 먹으면서도 알아차리지 못했다.

달력에 내 손으로 표시해 놓은 내 생일이 오늘이라는 것을....


오늘이 특별한 날이긴 한가보다.

출근 길, 을지로 입구 사거리 신호 대기 중에,

어느 정신줄 살짝 놓으신 택시 기사님께서 내 차 뒷범퍼에 키스 마크를 날려주시니

아침부터 머릿속이 허옇게 휘발되며 동시에 복잡해졌다.

(아무도 모르게 복권은 한 장 사뒀다.)


     [기사 양반 당신은 오늘 운 좋은 줄 알아야 할 거야.

     오늘 받아둔 당신 연락처로 내가 전화하지는 않을 테니.

     남들은 도장 살짝 벗겨졌다고 범퍼를 통째로 간다는데, (정비소 기사의 말)

     점잖은 나는 그냥 넘어갈 거니까 말이야.]


집에 와보니 아빠 생일이라고 꼬맹이가 용돈 털어 밥을 산단다.

양말 선물도 받았는데, 이렇게 고마울 데가....

덕분에 오랫만에 올갱이 토장탕 집에서 오붓하게 저녁식사를 하고 왔다.

우리 눌님은 신랑 생일에 뭔가 해보려고 준비해둔 재료(전복)를 냉장고 안에 그냥 묵혀두기 아쉬웠던지

한참을 지지고 볶아서 그럴 듯한 안주로 만들어 주셨다.

하지만 집에 남아 있는 blanc이 없는 관계로

혹시나 하고 Contrada를 개봉했지만, 역시나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안주 먼저 맛있게 다 먹고, 우엉 다린 물로 입 행구고, 한 참 후에 와인 따로 시음했다.


따로따로 먹고 마셨지만,

안주 따봉, 와인 그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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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얼음 창고에서 불어오는 듯한 서늘한 바람이

살랑살랑 창을 넘어 방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이 무더위에 좀 쉬어가라고 하늘이 틈을 주시니 마음에 짬이 열린다.

오늘 밤은 선풍기를 끄고 조용히 잠들 수 있겠다.


["산들산들", 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2008]

http://youtu.be/cB2xyEY_J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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