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김 2

Iscay, Malbec & Cabernet Franc, 2017

Iscay Malbec & Cabernet Franc 2017 Trapiche 깊고 짙은 보라빛, 신선한 과일향과 꽤 남아 있는 단맛. 실크처럼 부드럽고 우유처럼 온화하게 혀 위에 남아있는 특이한 질감. 중반에 강인하게 올라오는 금속성의 타닌. 기대에 못 미치는 즐거움. 준수한 호주 shiraz 같은 인상. 더 오래 두어야 했을까? 함박눈 올 겨울 두번째 눈이 왔다. 오후에 예보대로 눈이 내리기 시작하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도로 위에 갇히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일찍 사무실을 나서려고 종종거렸다. 재빨리 강변북로에 들어서기를 바랐지만 회사 앞 사거리에서부터 눈은 펑펑 쉬지 않고 내렸고 길바닥은 곧 흰 눈으로 뒤덮일 태세였다. 남산 허리를 돌아 넘어 한남동에서 강변북로에 접속하는 고가도로에 이르니 초입부터 ..

Others/Argentina 2021.01.12

Ladoix, Lou Dumont, 2008

Ladoix Lou Dumont 2008 밤섬 갈매기 강변북로, 아침 출근 길에 밤섬 구간이 가까워지면 도로를 따라 줄줄이 서있는 가로등 위로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다. 고궁 기와지붕 추녀마루 위의 잡상들 마냥 간격을 맞춰 갈매기 서너마리가 꼼짝 않고 앉아있는 모습이 신기하다. 어떤 놈은 반듯이 앉아있고, 또 어떤 놈은 목을 꼬아 제 옆구리 쪽을 향하고 있지만, 움직거리지 않고 그 자세 그대로인 게 마치 가로등에 원래부터 붙어있던 장식 조형물처럼 보일 지경이다. 그런 광경에서 진짜로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가로등에서 새들이 앉아있는 간격이 비슷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그것을 알아채고 곧 이어 떠오른 생각은 영화에서 보았던 ‘비행기 주기장’의 모습이었다. 비행기들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가지런히 ..

France/Bourgogne 2019.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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