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추석임에도 불같던 인디언 써머가 요 며칠 새 한풀 꺾여 가을 분위기를 내는 게 여간 다행이 아니다. 태풍이나 비구름도 추석절을 피해주니 그도 고맙다. (지난 여름 수해를 입은신 분들께 죄송....) 날씨가 도와주니 차례 지내는 일도 한결 수월(?)한 듯하고, 오랫만에 마주하는 가족들도 살갑게 느껴진다. 어린날의 추석이 새 옷과 새 신이 생기는 마냥 즐거운 날이었다면, 어른이 되고난 후의 그것은 이 생각 저 생각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때다. 그런 생각들이 어려운 고민이면 추석도 곤난한 명절이 되고, 그것이 그림이 떠오르는 추억이라면 추석은 정겨운 것이 된다. 정겨운 추석의 이미지는 역시 보름달 보는 맛이다. 초딩 때 고향집 옥상에 올라 사촌과 나란히 누워서 보던 달님 별님이 의인화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