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을 모두 내보낸 후 아주 오랫만에 마눌님과 산책을 나섰다. 차 타고 좀 멀리로... 심학산 둘레길로 짧은 하이킹을 다녀왔다. 한 시간 남짓 모르는 길 물어가며 심학산 둘레를 숨차게 돌고, 하산 길에 Jake네 카페에 들러서 아이스 더치 커피 한 잔씩으로 가쁜 숨도 돌리고... 꼬맹이에게 읽힐 만화책도 좀 빌려왔다. 덕이동 동태탕 점심은 별로였다. 먹는 맛도 그저 그랬지만, 주문 후에야 든 생각 때문에 기분도 찜찜했다. 작년 일본 원전 사고 이후로는 명태, 대구는 입에 대지 않아 왔는데 오늘은 깜박했기 때문이다. 날이 저물면서 종아리도 노곤해지고 시력도 나른해졌다. 어제 마시다 남은 와인을 잔에 따라 맛을 보니, 와인도 나른한 맛이다. 애초에도 개성은 별로였지만, 오늘은 그마저도 순돌순돌 구수한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