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Chile

De Martino, Reserva, Cabernet Sauvignon, 2009

winenblues 2010. 12. 29.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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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 Martino
Reserva
2009
Cabernet Sauvignon
Chile

  

  

2010년 마지막 주를 휴가로 보내고 있다.

무료함을 달랠 겸 오랜 만에 Chile 産 Cabernet Sauvignon을 골라보기로 마음 먹었다.

매장 선반 위에 가득 진열된 (전에 마셔본 기억이 괜찮은) Santa Helena를 집어들려다,

옆에 나란히 있는 De Martino 2병이 많이 팔리고 남은 듯이 허전하게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매장 직원에게 잘 팔리는 물건이냐고 물어보니 그렇다고 한다. 속는 셈 치고 선택했다.

  
뒷면 label을 보니 특이하게도 서로 다른 3군데 지역의 Cabernet Sauvignon을

65:10:25의 비율로 혼합해서 각각 우아함과 섬세함, 부드럽고 상큼한 피니쉬,

그리고 후추향의 매콤함으로 차별성을 선사한다고 상세한 설명을 달아 놓았다.

  

 

조심스럽게 잔에 따라서 이놈이 어떤 특별함이 있는지 느껴보기 위해 신경을 모아봤다.

하지만 재능이 떨어지는 내 입으로는 그런 설명을 좇아가기가 어려웠다.

첫잔에서의 풍미는 신선한 느낌이었지만,

평소 내가 Cabernet Sauvignon에 대해서기대하는 입에 착 감겨오는 느낌을 찾기는 어려웠다.

단지 들척지근한 중간 맛이 강해서 잡맛의 느낌이 들었고 숙취가 쌓일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일었다.

중저가 와인으로 이 정도면 돈값 만큼 하는 것일지 모르지만,

이 정도를 reserva 급이라고 시장에 낸다면 De Martino를 내가 다시 선택할 일은 없을 것이다.

내 취향은 아닌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와인을 위한 tasting note를 남기는 이유는 나변에...)

    
종종 겪는 일이지만 이제부터가 고민이다.

취향에 안 맞다고 이 비싼 음료를 그냥 버릴 수도

맥주처럼 시원하게 다 마셔버릴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식탁 위에 곶감(청도 반시 감말랭이) 접시가 보이기에

불편한 입맛을 씻어낼 겸 한 조각 집어서 우물거리다가 잔에 남은 와인을 마저 입에 넣었는데,

왠걸... 그 불편한 들척지근한 맛을 잡아주는 것이 아닌가.

싸구려 느낌의 잡맛은 사라지고 와인이 전체적으로 드라이하고 우아해졌다.

차분하고 세련된 피니쉬가 살아나면서 다양한 느낌의 향도 느낄 수 있었다.

곶감을 와인 안주로 먹는다는 말을 들어본 적은 없지만,

서로 궁합이 맞는다는데야 나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마치 전에 Jake 네서 신맛이 강한 이태리 Piemonte 産 Nebbiolo를

새콤한 토마토 소스가 올라간 피자와 함께 즐길 때

그 신맛이 중화되고 음식과 와인의 깊은 맛이 함께 우러나는 느낌을 받았던 것과 비슷한일을 다시 경험할 수 있었다.

    
참으로 오묘한 미각의 세계,

그 Mystery 모두 풀리는 날까지, 오묘한 Fusion Jazz 명곡과 함께, 느긋하게...

    

["No Mystery," Return to Forever, No Mystery, 1975]

http://youtu.be/U98kiJOgW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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