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 52

Undurraga, Sibaris, Reserva Especial, Cabernet Sauvignon, 2011

UndurragaSibarisReserva EspecialCabernet Sauvignon2011Maipo Valley, Chile 교황님 기사가 떴다."부부는 종종 싸우기 마련이지만, 하루를 넘기지는 말아라. 다정한 몸짓 하나로 화해할 수 있다."대충 이런 말씀을 하셨다는 내용이다.그래서 느끼는 바가 있어서, 어제 저녁에 눌님의 허리에 손을 얹고 몇 마디 나누었다.그리고 오늘 아침 가벼운 마음으로 출근할 수 있었다. 나는 신자도 아니고, 교황님을 특별히 존숭할 이유도 없는 사람이지만,지구 반대편에 앉아서 우연히 그 기사를 보게 된 것 만으로그의 말씀에 영향 받아 지구 평화에 일조하게 되었으니,역시 교황님은 훌륭하신 분이고, 미디어는 이롭다.좋은 이탈리아 와인 못지않게 훌륭하고, 이롭다. 하지만 Undu..

Others/Chile 2014.04.04

Trapiche, Oak Cask, Malbec, 2012

TrapicheOak CaskMalbec2012Mendoza, Argentina 아르헨티나 말벡은 두번째 경험이다.처음이 실망스러웠기에 다시 보기 어려울 터였지만,요행히 마트 할인행사 덕에 다시 보게 되었다.지난 번 Ruta 22는 출신지 파타고니아 만큼이나 황량하고 거친 모습이었지만,오늘 Mendoza産 Trapiche는 그와는 좀 다르다.맛이 강렬하고 향이 나름 자기 색깔을 보이려고 한다.그 빛깔처럼 진한 과일 맛은 어디서 많이 본 듯 꽤나 익숙하고 타닌과 산미가 부족해서 금방 질리는 편이지만,약하게 매콤한 맛이 담배 느낌의 강인한 향과 어울려 만들어내는 입안의 풍미는 즐길만 하다.입안에서의 강한 인상에 비해 여운은 길지 않은 듯하다.음식과 어울려 식탁 위에서는 나름 역할이 있었지만,시간이 지날수록 ..

Others/Argentina 2014.03.22

Long Neck, Sauvignon Blanc, 2012

Long NeckSauvignon Blanc2012 이제 슬슬 집안 봄단장을 할 때다.지지난 주에 화원에 가서 꽃 화분 몇 개를 사왔더니,앞 베란다에 쓸모 없는 플라스틱 화분이 넘쳐난다.예전부터 자리를 차지하고 있던 것들과 합쳐서 열댓개도 넘게 구석마다 쳐박혀 있다.마눌님께서 직접 분에 화초 심기는 좋아라 하시지만일하고 남은 흙과 화분 처치를 마냥 미루기만 하시니,결국 오늘 같은 휴일에 머슴이 몰아서 처분해야 하는 것이다.다음 주에는 남은 걸 마저 정리하고 물청소까지 해야할 운명을 감지하며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중간에 마무리했다. Long Neck은 온순하고 얌전한 느낌이다.향과 맛이 착한 가격에 맞춰 딱 8부 능선을 달리고 있다.깨끗하고 단정하지만, 개성과 취향을 찾기는 어렵다.점심에 올라온 아롱사태 수..

Others/South Africa 2014.03.16

Five Geese, Mclaren Vale, Shiraz, 2010

Five GeeseMclaren ValeShiraz2010 지난 번 Old Vine Grenache/Shiraz 만큼 개성 있는 향은 아니지만 나름 향기롭다.야생 열매와 과실의 느낌이 섞인 맛으로 원재료 본연의 느낌을 전해준다.그리고 꺾이지 않고 오래 가는 것이 미덕이다.초반의 쌉쌀함이 후반에 달리 진화한다면 금상첨화일텐데...시간이 꽤 흘렀지만 그럴 기미는 없다. ----------------- 소치 금맥은 터지지 않고 있다.숏트랙에서 자꾸 넘어지기만 하니,마눌님 입에서는 선수들이 다치지 않을까 걱정하는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금메달 따는 맛이 없으니, 재미가 떨어진다.다른 나라 선수 경기라도 멋진 결승 경기만 모아서 보여주는 프로가 있으면 좋으련만....풍광 좋은 스키장 모습도 좀 보면 눈이 시원할텐데..

Others/Australia 2014.02.16

Staete Landt, Annabel, Sauvignon Blanc, 2012

Staete LandtAnnabelSauvignon Blanc2012 Marlborough, New Zealand 퇴근해 보니 마눌님께서 생물 가리비 손질에 바쁘시다.오늘은 아래층 지홍이네가 지원군이다.고맙게도 맛보라며 한 바구니 보내주셨다. 날로, 쪄서, 치즈구이로 .... 집 안에 앉아 겨울 바닷가 호강을 좀 했다.바닷가 시장통에 있는 식당에서라면 초고추장 찍은 '날로'가 최상이었겠지만, 오늘은 치즈구이가 환상적이다. (지홍이 어머님께서 우리집에 소비뇽 블랑이 있는 걸 어찌 아셨을까?) Staete Landt, Annabel이전의 Villa Maria나 Saint Clair와는 색채가 또 다르다.시트러스 계열 향에다 산미가 좀 더 강해서 훨씬 드라이한 편이다.오일리한 맛과 바닐라향 숙성미가 약간 있어..

Others/New Zealand 2014.01.17

Saint Clair, Pioneer Block, Sauvignon Blanc, 2012

Saint Clair Family EstatePioneer BlockSauvignon Blanc2012 Marlborough, New Zealand 처갓집에서 보내주신 전복을 마눌님께서 곱게 씻어 썰어내시니감사한 마음으로 좋은 와인과 함께 식전에 한 접시 비워냈다. 전에 Villa Maria에서도 경험한 바지만,다시 한 번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훌륭한 식탁의 동반자가 되어주었다.달콤한 느낌의 꽃 향기나 과일 향보다는풀잎이나 어린 나뭇잎 같은 느낌의 풋풋한 향이지나치지 않은 산미와 잘 어울리고, 잘 정돈되고 절제된 느낌이다.힘 없이 옅은 레몬색과 어울리는 것 같다.후반의 숙성미도 너무 입에 감기지 않고부드러운 터치로 지나간다.그러면서도 여운은 길다. ["My One and Only ..

Others/New Zealand 2014.01.11

Five Geese, Mclaren Vale, Old Vine Grenache Shiraz, "The Gander's Blend", 2009

Five GeeseMclaren ValeOld Vine Grenache Shiraz"The Gander's Blend"2009 쵸콜렛 향에다 민트처럼 독특하고 매끈한 몇 가지의 다른 향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개성적인 향이 뚜렷하다.맛은 인공적인 느낌이 없이 원재료의 자연스러움이 살아 있다. 입 안에서 가장 도드라진 특징은 질감이다.입자가 굵지만, 매우 균일해서 매끄러운 듯한, 마치 우유처럼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지적이지만 차갑지 않은, 정감 있고 절제된 맛을 전해 준다. 이런 초반이 지나면 입이 변덕을 부리기 시작한다.그 좋은 향기는 무뎌지고, 조직적이던 타닌도 해체되어 사라지고,혀로 느끼는 산도가 불편함을 느낄 정도까지 점점 올라간다. 가스 그릴 위의 찌게 냄비로 가서 도움을 구해본다.마눌님 전매특허 ..

Others/Australia 2014.01.05

Ruta 22, Malbec, 2011

Ruta 22Malbec2011Patagonia Argentina 궁금하기는 했지만 그리 큰 기대는 없었기에오랫동안 선택을 주저했던 Argentina Malbec을 한 번 집어들었다. 빛깔이 짙은 편이고 가장자리로 보랏빛 느낌이 돈다.감기도 아닌데 코가 막혔나? 도통 향기를 느낄 수 없다.입안에서의 맛의 균형은 무난하지만, 미묘함을 찾을 수 없고, 뒷맛이 거칠다.목넘길 때 짧은 풍미가 겨우 와인임을 알 수 있게 하는 정도...바짝 성마른 목소리를 듣는 듯, 팍팍한 느낌이다.저가 와인 티가 진하게 나는 이런 와인도 참 오랫만이다.한동안 타율이 좋았는데, 오늘은 루킹 삼진으로 물러나는 꼴이다.Argentina 와인이 처음인데, 운이 없네.Patagonia는 서울에서 너무 멀다. 다만, 이런 거친 맛이라면, ..

Others/Argentina 2013.09.14

Villa Maria, Sauvignon Blanc, Marlborough, 2012

Villa MariaSauvignon BlancMarlborough2012Private Bin 복숭아, 자두, 푸른 사과 등등의 여러 풋과일 향기가 풀풀 날린다.옅은 레몬 빛깔, 모시 내의 같은 산미, 그리고 차갑게 식힌 병 표면의 작은 물방울들이 청량함을 선사한다.한편으로는 바닐라, 버터를 연상시키는 숙성미가 지나간다.(찾아본 바로는 오크 숙성을 하지 않고 바로 병입한다고 하니 고개가 갸웃거려진다)여러 면에서 블링블링하면서도 균형이 좋다. (튀지 않으면서도 뛰어나다.)아직 훤하게 밝은 대낮에 마셔서 머리가 일찍 묵직해지는 것 말고는 흠잡을 데가 없다. (맛있다고 빨리 마셨다.)- 마눌님 정성표 고르곤졸라 피자가 나를 잡아끌지만, 절반쯤에서 병뚜껑(스크루)을 닫았다. 중저가 와인을 개봉할 때 걱정되는 것..

Others/New Zealand 2013.08.13

Serie Riberas, Gran Reserva, Carmenere, 2011

퇴근 후 잠자코 TV 보고 있는데마눌님께서 차려내는 저녁 상이 스테이크다.(별일일세~ 그런다고 쉽게 화해가 될까?)우쨌든 나는 잘 먹어줄 수 있다.다행히도 하나 남은 와인이 있으니... Serie RiberasGran ReservaRibera del CachapoalCarmenere2011Concha Y ToroChile 웁~ 이게 아닌데....너무 일찍 깠다.이놈은 아직 다 익지를 않았다.재고관리 잘 해서 내년까지 그냥 두려고 했는데갑자기 나타난 스테이크 때문에아까운 한 병이 날아가는구나.Carmenere니까 순하려니 했는데...왠걸 아주 제대로 짱짱하다.입 안을 조이듯 짭짤하기까지 하다.한 해 더 있다 좀 풀리면 괜찮을 것 같은 잠재력인데... 아깝다. 강렬하고 공력이 느껴지지만 친하기 힘든 Geor..

Others/Chile 2013.03.07

Marques de Casa Concha, Cabernet Sauvignon, 2009

심야, 휴일 가리지 않고 윗집에서 들려오는 각종 소음은집안의 평화를 깨뜨리는 작은 불청객이다.전에는 인터폰을 눌러볼까, 경비아저씨를 불러볼까 하고궁리한 적도 있었지만, 망설이다 끝내 포기하고 만 것을지금은 다행으로 생각한다. 내가 윗집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이유는 1. 첫째, 우리집도 그리 좋은 윗집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고, 아랫집에서도 크게 뭐라고 한 적이 없어서다. 살면서 겸손해야지 괜히 왕왕거릴 일이 아니다.2. 막상 불평을 전한다면 어떤 반응이 올까? 최선의 경우 미안하다는 말은 듣게 되겠지만 소음이 개선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 소음이라는 것이 그네들의 삶의 방식인데 내 불평 한 마디로 고쳐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3. 최악의 경우 상대방이 기분 나쁘다며 대들고 나오면 그땐 대처가 난..

Others/Chile 2013.03.02

Wyndham Estate, Bin 555, Shiraz, 2008

며칠째 추위가 몰아치고 있다.뱅기를 타고 남쪽나라로 가면 좋으련만, 어디 그럴 수 있나.대신 적도 이남의 産物이라도.... Wyndham EstateBin 555Shiraz2008Australia 누군가 "It's a solid wine. It stands on its own two feet."라고 감상평을 써놓았다.첫잔의 느낌이 짱짱하다. 그리고 그 단단한 짜임이 꽤 오래 간다.천천히 식어가면서도 쉽게 허물어지지는 않는다.강한 과일향의 달콤함이 끝까지 이어지고,짱짱하다 못해 짠맛을 느낄 정도의 짜임은 초중반에 이 와인의 feature다.처음부터 끝까지 잡맛은 없다. 아쉬운 것은 그 단단함이 스러지면서 그냥 달콤함만 남고 (까르미네르 비슷함)다른 개성은 새로운 변화를 하지 않는 점인데,그야 내 예산이 해..

Others/Australia 2012.12.09

Root: 1, Carmenere, 2008

아이들을 모두 내보낸 후 아주 오랫만에 마눌님과 산책을 나섰다. 차 타고 좀 멀리로... 심학산 둘레길로 짧은 하이킹을 다녀왔다. 한 시간 남짓 모르는 길 물어가며 심학산 둘레를 숨차게 돌고, 하산 길에 Jake네 카페에 들러서 아이스 더치 커피 한 잔씩으로 가쁜 숨도 돌리고... 꼬맹이에게 읽힐 만화책도 좀 빌려왔다. 덕이동 동태탕 점심은 별로였다. 먹는 맛도 그저 그랬지만, 주문 후에야 든 생각 때문에 기분도 찜찜했다. 작년 일본 원전 사고 이후로는 명태, 대구는 입에 대지 않아 왔는데 오늘은 깜박했기 때문이다. 날이 저물면서 종아리도 노곤해지고 시력도 나른해졌다. 어제 마시다 남은 와인을 잔에 따라 맛을 보니, 와인도 나른한 맛이다. 애초에도 개성은 별로였지만, 오늘은 그마저도 순돌순돌 구수한 느낌..

Others/Chile 2012.04.08

[yellow tail] Shiraz, 2009

[yellow tail]Shiraz2009Casella WinesAustralia 달콤 쌉살한 맛젊고 발랄한 느낌 (label과 잘 어울리는...)아직 어리고 순박하지만쌉살한 맛이 톡 쏘는 맛으로 산화할 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천천히 음미하게도 만드는 묘한 매력(개봉 1시간이 좀 넘었지만 spicy 한 듯도 하고 아닌 듯도 하고...) 이제 곧 대학을 졸업하는 우리 조카를 위하여영롱하지만 동시에 살짝 쪼그라든 마른 자두 같은 서울의 20대를 위하여노심초사 하며 기다리던 발표 날, 원하던 직장에 합격해 안도하는 젊은 그를 위하여그의 쪼그라든 피부를 다려줄 와인으로 추천! 정환아 축하한다.집에 한 번 들려라 한 잔 따라주마.나야 쭈그러들기만 하고 영롱하지 못하니 그저 술로 마실 뿐.너라면 추억을 만들 수 있..

Others/Australia 2011.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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