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휴일 가리지 않고 윗집에서 들려오는 각종 소음은
집안의 평화를 깨뜨리는 작은 불청객이다.
전에는 인터폰을 눌러볼까, 경비아저씨를 불러볼까 하고
궁리한 적도 있었지만, 망설이다 끝내 포기하고 만 것을
지금은 다행으로 생각한다.
내가 윗집에 불편한 속내를 드러내지 않은 이유는
1. 첫째, 우리집도 그리 좋은 윗집은 아닐 것이기 때문이고,
아랫집에서도 크게 뭐라고 한 적이 없어서다.
살면서 겸손해야지 괜히 왕왕거릴 일이 아니다.
2. 막상 불평을 전한다면 어떤 반응이 올까?
최선의 경우 미안하다는 말은 듣게 되겠지만
소음이 개선되리라는 보장이 없다.
그 소음이라는 것이 그네들의 삶의 방식인데
내 불평 한 마디로 고쳐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3. 최악의 경우 상대방이 기분 나쁘다며 대들고 나오면
그땐 대처가 난감하기 때문이다.
이후로 내 생활은 내 대응방식이 어떤 것이냐에 관계 없이
정말 형편 없이 기분 더러운 일의 연속이 될 것이다.
그때는 정말 소음 불평을 안하니만 못한 결과를 맞게 될 것이다.
경찰에 신고할 필요가 있을 정도의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한
그냥 동네 밖에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인양
무심히 지낼 일이다.
와인 한 잔과 함께라면 소음을 무디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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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ques de Casa Concha
Cabernet Sauvignon
2009
Concha Y Toro
Chile
이 와인 좋다.
두툼한 쇠고기 구이와 함께 하면 훌륭할 거다.
좀 단순한 편이긴 하지만,
튀는 것 없이 전반적으로 준수하고 깊이도 있는
믿음이 가는 듬직한 친구 같은
모든 면에서 과하지 않고 적절한 그런 느낌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타닌이 점점 강해져서 입안이 뻑뻑할 정도가 되지만
음식 궁합이 좋다면 올라오는 타닌은 더 좋은 촉매가 될 듯하다.
["Serbian Blue," George Benson, Bad Benson, 1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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