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에 별 일이 없는 누나 내외와 저녁을 했다.
설날에다 일요일이라 주변에 문을 연 식당을 찾기 어려웠다.
할 수 없이 대형 프랜차이즈 체인 레스토랑으로 갔다.
덕분에 와인을 한 잔 할 수 있었다.
식당이 이탈리안 스타일이어서 와인도 Chianti로 선택했다.
La Piuma
Chianti
D.O.C.G.
2010
입에 감기는 맛이 부드러운 착한 느낌의 와인이다.
아로마도 은은하고 부족하지만 그럴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내가 주문한 숨 죽인 마늘이 잔뜩 들어간 안심 스테이크와 묘하게 어울릴 듯도 하다.
하지만 그 부드러움은 기술로 만들어낸 것인 듯하다.
시간이 갈수록 억눌려 있던 본색이 서서히 드러난다.
(누가 이태리産 아니랄까봐~)
먼저 산미가 조금 올라오고 점점 진해지더니 타닌도 조금씩 강해진다.
마치 '나는 어려(Young)' 라고 외치는 듯하다.
(이런 특성이라면 토마토 소스 올라간 파스타가 딱일 듯)
["We Are Young," Fun., Some Nights, 2012]
한 두해 더 지난 것이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와인의 중후함은 좀 떨어지지만 나름 균형미가 있고,
품격을 떨어뜨리는 어지러운 맛 같은 것은 없다.
단지, 오늘의 문제는 와인 쵸이스가 아니라, 짠 음식이었다는 것.
기본적으로 요리가 입에 맞지를 않으니 와인을 제대로 사랑해줄 여유가 없었다.
이제 그 "Mad for Garlic"에 가서 배채울 일은 없을 듯.
나오면서 계산할 때 내 complaint에 casher의 대답이 명답이었다.
"오늘 주문하신 음식이 간이 쎈 것들이셨네요."
으이그~ 그냥 죄송하다고 하면 될 일을 왜 그리들 사람 세워놓고 바보 만들지 못해 안달들인지... ㅉ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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