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hers/Chile

Tarapaca, Syrah, Gran Reserva, 2011

winenblues 2016. 1. 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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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rapaca

Syrah

Gran Reserva

2011

Valle del Maipo



첫 잔이 정말 훌륭했다.

        (아마 내가 배고팠기 때문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칠레 와인에서 보기 드문 우아한 풍미와 깊은 울림이 있었다.

전에 어떤 Syrah에서도 본 적 없는 색다름이 있었다.

중반부터는 점점 올라오는 타닌 말고는 이렇다 할 것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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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성인 나이가 되어가면서 처음 술을 마시게 된다.

알콜 해독 능력은 선천적인 것이어서 사람마다 다르다고 하는데,

음식 또는 문화로서 그 맛을 알게 되고 논할 수 있게 되는 건 선천적 능력과는 크게 상관 없이

오롯이 학습을 통해서 키우고, 언어로써 전승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술을 제대로 마시고 제대로 평하는 것은

얼마나 잘 마셔봤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얼마나 집중해서 정성들여 학습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말이다.


10년 동안 학교에서 배운 영어를 사회에 나와서 실제로 사용하다 보면

잘 되는 날은 신기하게 잘 되고, 또 안되는 날은 전화받는 간단한 회화도 안 될 때가 있다.

태어나면서 듣고 배운 유일한 모국어가 아닌 학습을 통해 익히는 외국어이므로

당연히 컨디션을 타고 기복이 있게 마련이다.

       (그럴 때 기죽지 말고, 다시 하고 또 연마할 일이다.)

술 잘 마시는 것도 그와 마찬가지다.

젊어서 이런 저런 이유로 술을 마시다 보면

어느 날은 좋기도 하고, 또 어떤 날은 버거울 때도 있다.

태어나서 바로 입에 문 모유, 우유도 아니요 이유식도 아니며, 쌀밥도 아닌 술은

그 맛을 단박에 매번 잘 알기가 쉽지 않다.

      (酒量을 가지고 하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주량은 선천적인 조건에 훨씬 더 많이 제약받는 것 같다.)

입맛이 굳어진 이후 배운 술이므로

그 맛을 제대로 알고 마시려면 매우 집중하여, 배우며 마실 필요가 있다.

밥을 꿀떡꿀떡 넘기기만 하면, 살찌고 속 상할 뿐, 음식 제공자에 대한 진정한 예의가 아니듯이,

술도 벌컥벌컥 들이키기만 한다면, 골띵하고 속 버릴 뿐, 귀한 인류 문화 유산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인생에서 술이 골치덩어리가 되지 않고 좋은 친구가 되도록 하는 것은

우리가 어떻게 그것을 배우느냐에 달려 있다.

잘 배워야 잘 알고 잘 말할 수 있다.


["Love Scene", Code Kunst feat. 메이슨 더 소울, Crumple, 2015]

https://youtu.be/GZHkEk3LY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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