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rk-Conde
Syrah
2012
Stellenbosch
S. Africa
스따르 꽁데 시라, 젊고 반듯하고 건강한 느낌.
아직 다 익지 않은 젖은 풀잎 향이 강하게 남아 있다.
오늘 눌님의 특별 메뉴인 안심 스테이크와의 궁합은 평범했지만,
다행히 쌉쌀한 초록 샐러드(허브/베리/치즈)가 한 접시 가득 있어서 아주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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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눌님은 종종 끼니 때가 되면 '이렇게 먹을 거냐, 아니면 저렇게 먹을 거냐'고 묻곤 한다.
물론 나는 '주시는대로'를 외치지만 그리 썩 좋은 대답은 아닌 것 같다.
조금이라도 눌님 편한 것이 무엇인지 넘겨짚어서 답을 수정해 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 취지에서 가끔은 무엇이 먹고 싶다고 선제적으로 말을 해보지만,
이 또한 그리 좋은 시도는 아니다. (항상 반응이 호의적이지 않기 때문에)
오늘 뭐 먹지 라고 묻는다고 해서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묻는 게 아니란 걸 아는 게 중요하다.
연륜 있는 남편이란 무릇 자리를 잘 살펴서 "자알 살아야" 한다.
[**으로 ** 먹으러 가자고 해보라. 95%는 yes를 받을 수 있다. 심지어 다음 날 집밥 먹기도 편하다.]
이번 달은 조카를 둘이나 팔아서, 젊은 신혼부부에게 잘 살라고 덕담을 많이 남겼다.
그러고 보니 잘 살라는 말은 행복을 기원하는 것이라기 보다, 삶의 경계를 주는 말일지도 모른다.
잘 살고 싶다면 '자알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카들아, 너그들 예식때 신부님과 주례 선생님께서 공히 하신 말씀이다. 새겨라.]
갈수록 결혼하기 힘든 시절에 그런 말이 노총각/노처녀들이 더 결혼을 어려워 하게 만들까 두렵지만,
그나마 결혼하지 않고는 그렇게 잘 사는 삶을 경험할 길이 없으니,
잘 살고 싶다면, 어렵다 하더라도 열심히 결혼을 위해 노력할 일이다.
["시간의 끝", 이승열, In Exchange,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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