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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가 며칠 있으면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작년, 공부 열심히 하는 체질이 못 되어 힘들어 하다가 미술을 하고 싶다고 하여 미술학원에 보냈다.
다행히 학원 선생님의 도움으로 시내의 미술부가 활성화된 학교로 지원해서 붙고(추첨)
이어서 그 학교의 미술부에 응시해서 합격했다.
오늘 밤, 미술부 사전 설명회에 참석한 모자를 태우고 집으로 돌아오며 생각했다.
'이제 일단 3년 간 아들의 진로 방향은 정해졌으니 그것으로 감사하다.'
무엇이 되었든, 지가 하고 싶은 것을 끝까지 하기를 빈다.
고1 때 나도 그림을 그리고 싶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 번도 제대로 배워본 적이 없었고,
주위에서 이끌어주는 인연을 만나지도 못 했다.
성인이 된 이후로 여러 좋은 인연을 만나 순탄한 삶을 살아왔지만,
고등학생 정도 나이에 인생의 방향을 결정하는 그런 인연을 만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은 평생을 해왔다.
최근 몇 년 간은 사진을 제대로 배워보면 인생이 더 풍요롭지 않을까 하는 꿈을 꾸며 산다. (百年何淸)
우리 큰 아들 인생은 어찌 보면 지금부터 색깔이 바뀌어 가는 것인지 모른다
부디 곱게 물들어라.
Turning Leaf
Cabernet Sauvignon
2009
["나는 나비," 윤도현밴드(yb), Why Be?, 2006]
올 여름에는 고향집에 내려가서 고딩 때 그렸던 오직 한 점의 내 유화를 가져와서 아들 방에 걸어 볼까나. 어머니께는 이제 소용이 없으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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