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st of Europe/Portugal

Palha Canas, branco, 2017

winenblues 2020. 12. 18.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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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lha Canas

branco/blanc

2017

Lisboa, Portugal

Arinto, Fernao Pires, Chardonnay, Viognier

밀짚과 레몬의 중간 색, 흰꽃 향기, 밀도 있는 바디, 성숙한 산미

생각과 달리 펀치가 있는 게 마치 oak 숙성한 California Chardonay 같은 느낌이 들고, 꽤 오래 지속된다.  시골스러움, 예스러움을 기대했는데 예상 밖이었다.  맛있기는 하지만 기껍지는 않다.

 

과메기

앞집에서 고맙게도 과메기 한 접시가 왔다.  서로 음식을 나눠먹은지도 여러번인데, 마음 같아서는 불러서 같이 소주라도 한 잔 하고 싶지만 시절이 하수상하니 상식에 벗어나는 일이어서 그럴 수 없다.  그냥 눌님과 둘이서 저녁 식탁에서 맛있게 먹었다.

사람들은 비린내 나는 과메기와 우아한 블랑을 함께하는 상상을 잘 하지 못하지만, 내 경험은 단언컨데 '정말 좋다'이다.  특히 신선하고 산미가 강한 Sauvignon blanc과의 조합은 언제나 최상이다.  혹 신경이 쓰인다면 비린내를 잡아주는 된장국 한 그릇이 같이 있으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소주가 아닌 와인과의 조합에선 고추장 같은 강렬한 소스는 최소한으로 하는 게 좋다.  그저 몰랑몰랑한 과메기와 상큼한 와인에 집중하자.

세상은 우리가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것을 알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이제 쪼그라들어 거창한 지적 탐구를 하는 것은 어렵지만, 내 주위의 사물과 내 몸의 반응에 집중해 알아가는 것은 나의 행복을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다.  이 좋은 탐구를 계속하자면 포항 앞바다의 꽁치와 Lisboa의 Arinto 나무 같은 것이 많이 필요하다.  이 별(planet)이 온전해야 가능한 일이다.  젊은이들은 만남과 이별을 반복하면서 연분을 만날 수 있기에 이별은 꼭 필요한 것이다.

 

["I need this planet", 어바웃 (ABOUT), Miserable, 2020]

youtu.be/TJkUFFofrj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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