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assnitzberg
Tement
Sauvignon Blanc
2012
고급 blanc은 때때로 산미가 강해서 좇아가기 벅찰 때가 있다.
하지만 어제 개봉한 이 작품은 예상보다 산도가 높지 않아서 마음이 놓였다.
처남은 다른 주종에 비해 와인은 즐기지 않는 편이었는데, 요즘 두 내외의 와인 구력이 좀 늘었나?
비싼 와인을 금새 알아차리다니 놀라운 발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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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낮에 오랫만에 처남네와 헤이리에서 식사한 후,
눌님이 동네 아줌마들이 추천했다며 새 건물을 지어 오픈한 어느 커피 하우스로 우리를 안내했다.
걸어서 움직이기 시작했을 때는 자주 다녔던 길이라 문제 없으리라 생각했지만,
막상 구불구불한 길은 걷다보니 기억이 헛갈려 찾아가는 게 쉽지 않았다.
8번 입구 쪽에서 6번 입구 쪽으로 바로 건너가는 길이 없어서
아무래도 헤매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우리에게 도움이 된 것은
바로 스마트폰 앱 Tmap 이었다.
평소 운전할 때나 사용하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걸어가면서 사용해보니 이게 완전 신기방기다.
지도 위에 표시된 빨간 점이 내 발걸음에 맞춰서 길을 따라 움직이니,
마치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 지도 같지 않은가?
난 평소 운전 중에는 내비가 일러주는대로 가는 편이 아니라,
골목골목 실시간 정확하게 안내하는 Tmap을 선호하지 않았지만,
오늘 보니, 골목길 도보 이동 중에 의외로 진가를 발휘한다는 걸 알게되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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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며칠 사이 비도 뿌리고 기온도 많이 떨어져 이제 완연히 계절이 바뀌었다.
거리의 가로수들도 대부분 옷을 갈아입는 중이다.
오늘 헤이리는 소나기 내리고, 찬 바람 불고, 그러면서 파란 하늘에 햇살이 따가운 호랑이 시집가는 날씨였다.
아직 다 물들지 못한 단풍은 다음 주면 절정에 다가설 듯하다.
멀리 외곽까지 나왔다면 보다 호젓한 분위기를 느껴보는 게 좋을 듯한데,
사람들은 헤리리까지 가서도 상가와 주차장이 있는 한정된 구역 주변 만을 맴돈다.
비싼 밥 먹고 차와 사람에 부대껴 가며 쇼핑에 전념할 거라면 도심이 더 낫지 않을까?
헤이리 안길을 차로 뭉게고 다니며 행인에게 경적을 울려대기보다는
각 입구 쪽 주차장에 차는 세워두고 동행자와 팔짱을 끼고 걸으면서 여기저기 들러보는 걸 추천하고 싶다.
헤이리는 인적이 드문 구역 쪽으로도 좋지만, 심지어 그 둘레길마저도 위 사진처럼 호젓하다.
느긋하게 걸으면서 즐기는 게 그곳에 가는 이유였으면 좋겠다.
그곳의 모든 길이 굴곡과 높낮이가 있어서 걸을만한 매력이 있다.
평지의 유명 조미료 식당 만을 방문할 거라면 그냥 길 건너편 먹자골목 쪽이 낫겠다.
["Virtual Insanity", Jamiroquai, Travelling Without Moving,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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