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wo Vines, Cabernet Sauvignon, Columbia Valley, 2010

Two Vines

Cabernet Sauvignon

Columbia Valley

2010

 

 

우유처럼 온화하고 치즈처럼 그윽한 향이 기분 좋다.

산미와 타닌 모두 미약하지만, 표면에 가득 떠 있는 칼칼함이 이 와인만의 개성을 만든다.

뛰어나게 매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레이블임에도,

무기력하거나 평범하지 않아서 반갑고, 가격에 비해 정성과 공력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하지만 서너잔 이후로는 스파이스도 줄어들고

입 천정에 감도는 잔향도 어디서 본 듯한 익숙함이 느껴지게 된다.

(그래도 그 자체는 기분 좋은 향이다)

일상의 식탁을 위한 와인으로 부족함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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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스페인에 사시는 유명 블로거가 올린 스페인 전통요리 포스트를 보고 동했다.

"Tortilla de patatas (또르띠야 데 빠따따스)"

푼 계란에 감자 썰어넣고 지단 부치듯이 약불에 익혀내기만 하면 된다는데...  어려울 게 없을 것 같았다.

갑자기 아무 이유나 준비 없이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다.  내가 아무리 요리꽝이지만....'

이라는 생각이 뇌리를 강타하면서 나를 수십년 만에 부엌으로 인도했다.

1시간 반의 노력 끝에 완성해 내기는 했지만, 가족들로부터 칭찬의 말을 듣지는 못했다.

(공식적으로는 첫 작품인데 무덤덤한 반응이 섭섭)

눌님과 막내와 함께 셋이서 나눠 먹기는 했지만, 만든 내 입에도 뭔가 부족했다.

이게 이보다는 훨씬 더 먹을만한 음식일 거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다음 기회를 다시 만들어야 하는 부담이 추가 되었다.

뭔가 향신 재료가 더 들어가면 좋을 것 같은데....

 

["With or Without You", U2, The Joshua Tree, 1987]

 

https://youtu.be/ujNeHIo7o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