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nce/Loire

Sancerre, Fournier Pere et Fils, 2011

winenblues 2015. 6. 20.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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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ncerre

Selected by Tesco

Fournier Pere et Fils

2011



연 이틀 힘들게 운전하느라 수고했다며

기운 차리라고 새싹채소 연어 덮밥을 차려주셔서

눌님의 정성에 부합하고자 명성 높은 Sancerre를 뽑아들었다.

산미가 날카로왔던 작년 여름 Pouilly Fume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여 좀 부담이 되었지만,

막상 시음해 보니 오늘의 Sauvignon Blanc은 좀 포근한 편이어서 휴식이 필요한 저녁 시간에 잘 맞았다.


오늘 과년한 큰 조카 결혼식에 다녀왔다.

수 년 간 우리 형제들 간에 잊을만 하면 심심치 않게 입길에 오르던 그 아이의 결혼이

드디어 오늘로 대미를 장식하고 옛 이야기로 들어가게 되어 맘 한쪽이 편안해짐을 느꼈다.

듬직하게 생긴 조카사위를 보니 더욱 안심이 되었다.

얘들아, 오래 노력한 만큼 행복하게 잘 살아라.


연회 음식으로 나온 연어 타르타르를 보면서

최근 유명 쿡방에 소개되었을 때 그걸 해서 먹어보자고 눌님에게 졸랐던 일이 떠올랐다.

진심, 요즘 유행하고 있는 쿡방은 우리 가정의 평화와 안녕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TV 앞에 함께 앉아 재미지게 쿡방을 시청하는 것도 좋은 일이고,

그 중 할 수 있을 만한 것을 골라 만들어 먹어보는 것도 참 좋은 일이다.

가끔 동시간대에 방송하는 다른 프로그램 때문에 서로 본방 사수를 위해 신경전을 벌이기도 하지만,

어쨋든 쿡방은 좋은 컨텐츠다.


며칠 전 Boeuf Bourguignon을 해보겠다며 레드 와인 반 병을 달라던 그 일도

눌님이 '오늘 뭐 먹지?' 라는 방송을 시청한 덕분이었고,

마시다 남은 리파쏘 와인 반병을 투자한 결과 나는 Boeuf Bourguignon에 곁들여

잘 익은 Bourgogne Domaine Duroche 2011을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었다.

그래서 나는 정말 요즘의 쿡방이 반갑고 고맙다.

주변의 여인네들은 '요리하는 남자' 트랜드에 대해 많이 이야기 하지만,

우리 집에서는 선수인 눌님의 능력이 재충전되는데 더욱 큰 역할을 하고 있어서

주로 먹기만 하는 수혜자라고 할 수 있는 나로서는

쿡방이 범람한다고 비판을 하면서도 좋은 레시피를 많이 공급해 주기를 바라는 이중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난립하는 것이 좀 그렇기는 하지만, 그게 못마땅해서 싫다기 보다는

너무 이러다 한 순간 시들해질까봐 불안해 하는 것 같다.

부디 좋은 프로그램 몇 개는 오래 살아남아서

우리 집의 식탁과 행복을 지켜주시기 바란다.

우리집 냉장고를 부탁해~


["I'll Play the Blues for You", Jason Moran, Same Mother, 2005]

https://youtu.be/PQyjYNU5qy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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